조회 : 508

며느린 뭐하는 사람인가??


BY 며느린 힘들어... 2001-10-05

참으로 이번 추석은 여느때보다 두배나 힘이들었다....
새로 생긴 식구들이 두명이나 더 늘어서.. 따지자면 손님이나 다름없지만 이번 추석은 정말 하루 종일 부엌에서 설거지에 뒤치닥거리 음식상차리느라 허리 아픈줄 다리아픈줄 모르고 정신없이 일만했다.
제사 음식하기도 힘든데 식구들, 손님밥상 꼬박꼬박 차려대고 상이 좁아 나와 우리 형님그리고 아버님의 여동생의 딸 그러니까 나한텐 아가씨뻘이 되는데 안에 어른들이랑 먹으랬더니 편하게 부엌에 대충 차려진 좁은 밥상에서 우리랑 같이 먹는데나... 하여튼 허기진 배는 채워야 일을 하니 그냥 배고파서 대충 먹었다. 밥맛이 있어 먹는게 아니라 배고프니 그냥 먹은거였다. 뒤돌아서면 온통 해야할일들뿐...
잠깐이라도 쉴까 싶으면 안에선 주문이 많다. 과일내와라 술상차려라.
그런데 이번 추석엔 너무나 짜증이났다. 특히 시부모한테.....
뭐가 그리 못마땅한건지... 하루종일 일하고 손님들 식구들 뒤치닥거리하는 며느리가 무슨 하녀인마냥 아니 편하게 쉬는줄 아는지 밥상 빨리 안차린다고 잔소리.... 음식이 뭐가 잘못되었고 잔소리...
정말이지 우리 입장은 조금도 생각안하고 방에서 앉아 차려준 밥이나 드시고 그저 재촉만 해대시니 며느리가 만능 로보트도 아니고 너무나 시부모한테 서운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끼고 계시겠지만...
그리고 시모는 시킨것도 아니고 자기자신께서 부엌에 들어와 일하시면서도 그저 앓는소리다. 허리가 아프니 다리가 쑤시니 .... 아프면 차라리 그냥 방에 가만히 앉아 계시면 될것을 오히려 며느리들 더 힘들게 할뿐... 아프다는데 들어가 쉬라고 하지.... 더 일하라고 누가 시키남?? 누군 허리,다리, 안아픈데가 없남?? 그렇게 대놓고 그러시니 그게 너무나 싫어보였다. 꼭 무슨 명절이나 행사때 유독 더 아프다고 내색하시니 좀 안좋으신건 알고 있지만 티를 내시니.....
손님한번 치루고 나니 정말 몸살날 지경이다.
무조건 재촉만 하시고 잔소리하는 시아버지... 이것저것 주문하고 심부름만 해대고 잘못되면 잔소리만 하고 실컷해놓고 싫은소리듣고하여튼 이번 추석은 정말 나에겐 짜증만 났던명절이다.
친정가서는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살에 이리저리 근육통에 온몸이 쑤셔 자다가 끙끙앓고 나보다 더힘든 친정엄마한테서 안마를 받고 엄마가 차려준 밥먹고 이것저것 신경써주고 잠도 편하게 자고 시댁에서 보다 더 대접받고 오니 시댁 오기가 꼭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기분이 무거웠다.아니.... 가고싶지가 않았다. 시댁에선 일만하고 대접도 못받고 친정에선 못받은 대접받고 편히 있다보니 이만한 천국이 또 있을까 싶었다. 어쩌다 내가 이리되었을까.... 친정부모님 말들었으면 이리 사서 고생하지도 않을걸.... 천번만번 후회만 한다.
결혼이란게 며느리란게 이런거였다면 이렇게 젊은 나이에 그런 고생하지도 않고 이런 대접받지도 않을텐데 친정에 갔다오면 며칠은 후회하면서 살고 있는 내가 너무나 비참하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