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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와 동생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까요???


BY 퉁퉁이 2001-10-08

답답한 마음에 또 아컴 문을 두드립니다.

어제 친정언니의 한숨섞인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제 친정엄마 49제도 훨씬 지나고, 서서히 동생네가 들어와 사는 문제에 대해 의논을 했는데, 동생과 올케가 아직은 들어오기 싫다는 식으로 말을 해서 언니들이 속을 상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늘 올케를 동생처럼 여겼왔죠.
엄마 돌아가셨을 때도, 아직 애낳고 삼칠일도 안지난 올케 몸 상할까봐 밤도 못새우게 했고, 시어머니 갑자기 여위고 혼자 된 시아버지 모실 생각에 저도 얼마나 청천벽력일까 싶어서 그동안은 돌아가며 아버지 수발을 했죠.
친정엄마도 살아생전에 한번도 올케에게 밥을 시키거나 청소를 시킨적도 없죠. 외며느리라고 그저 아깝고, 눈치보느라 용돈 주고, 패물 주면서 오히려 며느리를 대접하시면서, 그래도 나중에 당신 늙으면 밥해줄 사람이라고 아끼셨죠.

지난 추석엔 딸들이 모두 시댁에 양해를 구하고 친정에 가서 친정엄마 산소에 가져갈 음식하고, 추석 지날때까지 머물렀는데, 철없는 동생네는 추석날 아침도 전화를 해서야 10시쯤에 내려왔더군요.

시어머니도 안계신 첫추석 아침에 저라도 없었으면 시아버지 아침상을 어떻게 하려고 그랬을까 싶으니 기도 막혔지만, 저희가 시끄럽게 하면 동생 맘 상하고, 아버지 맘 상할까봐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뒷날이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그 날은 좀 일찍 오라고 했더니 상 다 차리고 난 9시에야 왔더군요.
기가 찼지만, 철없는 내동생 탓이다, 그래, 며느리는 며느리구나...하며 그냥 지나갔습니다.

근데, 이제 동생네는 아버지 문제를 자식들 공동의 문제인데 왜 벌써 딸들은 지쳐서 자기들한테 떠넘기냐는 식인가봅니다.
그렇죠. 어찌 부모 문제가 아들 자식만의 문제이겠습니까?
하지만 딸들이 앞으로는 아버지를 돌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앞으로도 자주 드나들겠지만 우선 아버지 외롭지 않게 아들 자식이 모시고 있으면, 올케 힘들까봐 파출부도 쓰게 해주겠다, 주말에나 평일에도 자주 와서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친정집이 주택이라서 애들을 못 키운다느니, 아버지가 아직 합치기를 원하시지 않으신것 같다느니 하면서 맘을 상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솔직히 저희 올케 많이 이뻐했습니다.
남동생하고 연애 오래 할 때부터, 말없는 것도 가벼워 보이지 않아서 이뻤고, 늘 막내같고 철없는 제 동생을 봐서라도 올케가 이뻤습니다.
근데, 이번에 올케를 보면서 솔직히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며느리로서의 제 모습, 그리고 딸로서의 제 모습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구요. 친정에 신경 쓰는만큼 시부모님께도 도리를 다 해야겠단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이번 주말에 다시한번 가족회의를 한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저희가 이런 문제를 논의중인 사실도 아직 모르시지요.
이번에 가서 어떤 말로 모두 맘을 상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어제밤부터 계속 고민중입니다.

어떻게 얘기를 풀어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