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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시어머니 그리고, 신랑...


BY 미리암 2001-10-09

울 신랑 너무나 착하다.
그가 살아왔던 세월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그래서, 내 모든 것 다 바쳐서 잘해주고 싶다.
그는 계모 밑에서 힘들게 힘들게 목숨 부지하며 살았다.
고모나 작은어머니들 말로는 그집에서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울 신랑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망치로 머리 얻어맞고(친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계모가 다리미 콧잔등에 던져 코내려앉았다.
계모는 시도때도 없어 꼬집고, 때리고, 아프다고 울면 더 꼬집고, 때리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옷 발가벗겨서 밖으로 쫓아내고...
고등학교 때는 추운 겨울날 츄리닝만 입혀서 밖으로 쫓아내고...
사람들 있는데서 모자란 놈, 집안 말아먹을 놈...등등~
입에 담지 못할 욕 다하고...
울 신랑 그런 집에서 자랐다.
하지만, 삐뚤어지지 않고 너무너무 착하다.
나 결혼할 때 울 시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했다.
그저 좋은 부모님, 화목한 가정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빚좋은 개살구인것을...
결혼하기 일주일전에 완전 콩가루 집안인 걸 알았다.
시아버지 이혼한 후 술집 다니던 여자랑 재혼했고, 전처 사이에
아들(울신랑)있고, 재혼한 시어머니 애기 못 가져서 12년 후에 미혼모가 낳은 딸 입양했고, 다시 2년뒤에 늦동이 아들 봤다고 한다.
대충 이런저런 이야기 신랑통해 듣고 나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시어머니가 왜 시아버지한테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고 그랬는지...
왜 울 신랑 구박하고, 막내만 끼고 돌았는지...
넘 충격받아서 교회 못 갔다.(울 시집 교회 열심히 다닌다.)
그날 밤... 울 시어머니... 교회 안 왔다고 예단집어던지고,
나 가슴 밀치고, 신랑 때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꾹 참고 결혼했다.
신랑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너무 불쌍해서...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결혼 하고 나서 이런 시어머니 때문에 넘 힘들었다.
맨날 신랑 무시하고, 고함지르고, 욕하고...
시아버지한테도 넘 함부로 대하고...
울 시어머니 왈... 울 시아버지에 대해~
"남이 쓰다버린 헌 걸레 내가 데리고 산다."하고 나한테 이야기하는거다.
정말 충격먹었다.
암튼 조심조심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았다.
그러다 일 터졌다.
그런 시어머니 스트레스땜에 힘들어 결혼초에 신랑하고 무지하게
싸웠다.
싸우고 친정가서 며칠 안 왔다.
생난리도 아니었다.
암튼 중간에 있었던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 생략하고 딱 한가지만~
울 시어머니 친정집에 전화해서 오만가지 욕을 다 했다.
그것도 자기 하고 싶은 욕하고 딱 끊고, 5분 뒤에 다시 전화해서
욕하고 끊고, 10분뒤에 욕하고 끊고... 그러기를 이틀밤...
그때 울 엄마한테 한 욕들~
"이년아, 니 딸년 찾아내... 도둑년들, 사기꾼년들, 거지같은 년들~
똥같은 년들아 똥들은 똥들끼리 모여서 살어. 어디 들어와서 사기칠려
구~ 도대체 몇군데나 사기쳤어? 사기 치다치다 칠데가 없어 순진한
우리 아들 꼬셔서 사기칠려구? 돈방석에 앉아있는 아들 왜 끌어내려..."
등등... 이루 말로 다할수가 없는 욕을 해댔다.
정말 이젠 다 생각이 안나서 못 적겠다.
울 신랑... 집 나와서 나랑 살겠다는 말 했다가 이런 욕 울 친정엄마가 다 들어먹었다.
결국은 신랑하고 나하고 시집에서 나와서 완전히 등돌리고 산다.
시어른이라는 사람들 우리 전세금까지 다 가지고 갔다.
집 나올때 도배비, 부동산 복비, 다 주고 가라고 난리난리쳤다.
그리하여 나하고 울신랑 지난 1년동안 넘 힘들게 살았다.
나... 유수한 대학 졸업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다 좋은 선자리 다
마다하고 다른 것 아무것도 안 보고, 사람 하나보고 울신랑하고 결혼했는데 그 댓가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울 신랑 다른 친척들한테는 인정 받았다.
우리 분가 아닌 분가를 하고 나니 작은집들, 그리고 고모네들...
다 잘했다고 박수치고 난리도 아니다.
그 집에서 계속 살면 종노릇 밖에 못 한다고...
다행히 작은집에서 울 신랑 가게 낼수 있도록 도와주고,
친정집에서 집 얻어줘서 지금은 그나마 지난 시간들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또 하나 더... 너무나 예쁜 울 아기도 태어났다.
그 힘든 와중에서도...
많은 이야기들 쏟아내고 싶었는데 횡설수설 엉망이다.
비가 오니 힘들기만 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우울하다.
지금 비록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다 이겨낼 수 있다.
후후~
울 시집 부자랍니다.
지난번엔 2억짜리 교회샀다고 작은집 와서 자랑하더랍니다.
교회에다 돈 뿌리지 말고, 자기 부모나 잘 모시지...
울 시할머니... 잘난 울 시어머니가 절대 못 모신다 그래서
작은집하고 고모네집 전전하고 사십니다.
연세 93세... 정말 불쌍한 울 시할머니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