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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멀어진다는것...쓰신 분...


BY 님.. 2001-10-10

만 하루도 안 지난 것 같은데, 많은 페이지가 지나갔네요.

제가 굳이 지나간 글에 이리 답글 달고자 하는 것은 사실 특별히 님께 할 얘기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부부가 멀어진다는 것' 제목을 읽고...싸우고 속상한 그저그런 얘기인 줄 알았더니 전혀 다른 얘기를 쓰셨더군요. ..평범하게 쓰여진 글이지만 저에게 유독 특별하게 들리네요. 속상해 방에서 거의 마주쳐 본 적이 없는 글로 다가옵니다.

아마 님은 자의식이 강한 여성이면서도 현실을 직시할 줄 아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갈등의 무게에 짓눌리지도 않구요. 저랑 비슷한 면을 가지고 계십니다. 주위의 환경이 조금만 바쳐주면 유학도 가고 훨훨...날개를 달고 날아갈 분인 것 같습니다. 님의 남편은 조금 의심스럽지만 님은 악착같이 해내지 않을까도 싶구요.

금전적인 부분이...3분의 2 정도만 해결된다고 생각이 되시면 유학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치도록 공부가 하고 싶은데 돈이 안 따라 줄 때, 정말 미친 척하고 친정에 손 벌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속으로 나중에 갚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요. 글쎄요...처음부터 유학비용을 다 바리바리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다 의지와 용기, 끈기, 그리고 일부의 돈으로 시작하지요.

하고자 하는 공부에따라 다르겠지만, 미국 가셔서 보시면 지 똑똑하고 열심히 하면 쥐구멍에도 돈 들날 생깁니다. research assistant, teaching assistant, scholarship, arbeit....열심히 찾으면 있습니다. (MBA같은 경우만 제외하고는 지 돈 다 내고 공부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혹시 남편을 따라 가게 된다는 결정을 하게 되면, 지레 처음부터 포기하지 마시고, '나도 상황이 된다면 언젠가는 공부하겠다...'하고 가십시오. 남편 뒷바라지 하고 애 키우면서도 학기마다 한 두 과목 정도 (입학이 아니라 외부인의 자격으로 듣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들으시고요. 아니면 남편분이 거기서 공부끝나고 그 쪽 지사에 남게되면 옳다구나 이젠 내가 공부할 차례다.. 하면 되지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 포기할 수도 있지만 또, 그 속에서 기회를 발견해 잘 이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상 허접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답글을 보니까 이런 얘기하는 분들이 아무도 없는 것 같고, 님이 저의 성격을 조금 닯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올려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