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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시누...아가씨 나 너무 아파요.


BY 너무슬퍼.. 2001-10-10

안녕하세여..
이곳에 자주 오지만 이런일로 글올리게될줄은 몰랐습니다.
그치만 저 혼자 너무나 감당도 안되고 어찌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젯밤 한잠도 못자구..오늘도역시 일도 안되고..가슴만 뜁니다..

결혼1년되었고 신랑이랑 이쁘게 살고 있습니다만..
저희에겐 함께사는 스물여섯된 시누가 있습니다.
오늘은 차라리 그냥 속썩이는 시누여서 흉보는일로 속상했으면 차라리 낳을것 같다는 생각해봅니다..
(좀 이기적인시누때문에 가슴아픈분들 죄송합니다...)

울신랑 형제 쫌 많고..다들 결혼했고 뭐 이래저래 속상한일 가끔있습니다만 결혼해서 사는게 다 그렇지 싶어 크게 마음두지 않고 그냥저냥지내며 이제 울막내시누아가씨만 아직 미혼입니다.
울아가씨 저랑 같이 살지만 정말 제동생처럼 이쁘고 착하고 성격좋아 함께지내는것이 전혀불편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어떨땐 울신랑이랑 둘만이라면 참 권태스럽겠다 생각할만큼 셋이 사는 생활이 즐거웠습니다.
더욱이 결혼전 울신랑이랑 둘이만 미혼이어서 자취했을적 오빠생활비대면서도 암말안했고 지금 함께 사는것만 미안해할만큼 착한아가씨입니다. 철없는 내동생보면서(울시누랑 내동생 동갑..)울 아가씨 반만닮았음 좋겠다 생각할만큼이여...

그렇지만...
그 착한 아가씨가 나를 참 아프게 하네여...
1년전쯤 꽤 깊게 사귀던 사람과 헤어졌고 그간 혼자였는데 지금 연애를 시작하였습니다. 울신랑과 나..울아가씨 즐거워하는거보고 사귀는분 데리고오라고..긴장되는 마음으로 인사시켜줄 그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근데 어제..울아가씨 제게 말하네요..

그사람 나이는 서른이고 아들이 네살인 이혼남이라고..전부인은 바람펴서 이혼하였고 이혼한지는 1년반 되었다네요...울아가씨랑 사귄지는 이제 3개월...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습니다...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밤새 중얼중얼 펄펄뛰며 말했지만.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도 기억안나고 차라리 꿈이었으면..아님 못들었으면 좋았을걸 싶습니다...엄청 반대하고 속상해했습니다.
울아가씨..그사람 아니면 결혼안한다네요..
아이도 남의 아이라 생각해서 어렵지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니까 내아이로 키울수 있다고 자신있다고 그러네요...언니가 그사람 만나보지도 않고 반대하는것이 섭섭하다고..언니는 이해해줄줄 알았다고요..

여러 아컴 선배님들....너무나 암담해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요..그사람이 울아가씨 만나서 바람핀것도 아니고 만나기전에 일어난일이니깐..어쩔수 없겠지요..울아가씨 말대로 좋은 사람일지도 모르구요....그치만..죽어라 사랑해서 결혼해도 속상하고 힘들고 내자식도 키우면서 가슴아픈일 많은데 이일을 어찌해야좋을런지요...
칠순 가까운 시골 노 시부모님들 막내딸 하나 좋은사람 만나서 결혼하면 할일 다하신다고 하는데...이런 억장무너지는일을 아신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는줄 알았습니다..사랑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울 아가씨앞에서 나는 너무나 초라하고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언니가 되고 말았지만...마음이 너무나 아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가족들에게 알려야 할것인데...어찌고 말해야하며,...어짜피 울아가씨나 그상대나 한번씩은 엄청난 상처를 만들고 말것인데요...

울아가씨가 순진하고 세상물정 몰라서 그사람이 꼬셔서 그랬다고 일방적으로 그 사람 탓만 하는것은 아닙니다..
정말 좋은사람일지도 모르고 아니 울 아가씨가 좋아하는사람이니깐 좋은 사람이겠지요..그러나 그사람이 정말 울아가씨를 사랑했다면 이제 스물여섯이고 아직 너무나 좋은 나이인데 더 많은 인생의 기회를 주었어야 하지 않나요??...자기사람으로 만들어 아이엄마가 되어줄생각을 했다는게 그사람에게 화가납니다....오랜 사귐의 기간을 두고 진짜 깊어진 마음이라면 이만큼 억울한 마음은 안들것같기도 한데..이제 저도 하루종일 생각하니깐 잘모를지경이 되었습니다..
울아가씨가 더 좋아하고 사랑한다했어도 기회를 주었어야 하는거 아닌가..하고...그사람도 젊은나이에 아이키우고 그럴려면 힘들고 그래서 반드시 울아가씨가 아니었어도 누군가 자기에게 다가오면 거절하기 힘들었을건데.....울아가씨만 그게 아니라 하네요...

제게 여러말씀들 부탁드립니다...머리가 멍하고 눈이 아파서..거의 돌지경입니다....그냥 생각하면 눈물만 흐르고....특히나 울 시부모님들의 안타까운모습이 너무 눈에 선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