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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는 허가 받은 일꾼이다?


BY 맏이가 무슨 죄 2001-10-10

동서네는 경기도,저흰 충청도에 집에 있지만 거리상으론 시댁에서 비슷한 거리에 살아요.
며칠전 제사에, 전 출근한 남편과 동행할 수 없어 보따리랑 두돌된 아이 챙겨 시댁으로 갔답니다.
하루를 자고 그 다음날 저녁 제사가 가까와질 때까지도 동서네는 아무런 소식이 없더군요.
갓난아기 딸린 동서가 와 봐야 무슨 일을 얼마나 할까 싶으면서도 당연히 오겠지 했죠.
근데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동서는 오지 말라고 했다고.애 데리고 무슨 일을 얼마나 하겠느냐며.
순간 속에서 불덩이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누군 애 없습니까?누군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산답니까?
저 역시 시댁에 가려면 택시,버스 골고루 다섯번을 갈아타며 세시간을 가야 한답니다.
그 순간 몇해전 시할아버님 제사때 갑자기 내린 폭설에 죽을 고생하면서 시댁 갈 때도 오지 말라 한마디 얘기 없으시던 분이 저리 동서를 따로 챙기시나 생각하니 서운함에 그 길로 방에 들어가 드러 누워 버리고만 싶더군요.
제 남편 역시 맏아들 된 죄로 퇴근하자마자 밤길을 달려 시댁에서 제사가 끝나자 새벽잠 아끼며 내일 출근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 오는데 우리가 돌아 올때까지도 시동생조차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구요.
우리 어머님 역시 언제나 명절이나 제사 직전에 모습을 드러내는 동서 때운에 힘들어 하시면서도 어뻠 나에게 이러실 수 있는지...물론 어머님께는 가까이 사는 동서가 한 분 계셔서 두분이서 함께 일을 하시긴 하지만요.
저야 동서라고 달랑 하나 뿐이 아닙니까?
맏며느리 된 죄로 제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일인지 가슴이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