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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치고박고 싸웠습니다.


BY 바보 2001-10-11

오늘 신랑과 치고박고 싸웠습니다.
생활속에서 있어왔던 사소한, 그러나 아주 중요한 문제들을 마음으로 담고 있었는데(참았는데) 오늘 터졌습니다.
그것도 아이 보는데서.. 이혼을 한 두번 생각 했겠습니까?
결혼 3년짼데 이때까지 살면서 몇번의 손찌검과 칼들고 설치는 쑈까지 있었습니다. 이번 9월에는 저도 맞대응을 했습니다.
충격을 받았는지, 울더군요...그땐
근데 오늘은 말이 치고 박고 싸운거지, 많이 맞았습니다.
기껏 키도 작고 손고 발도 작은 내가 무얼 치고 박았느지..부끄럽지만 신랑뺨을 때렸습니다.
신랑은 주먹으로 머리만 때리더군요..지금도 어지럽습니다.
우리 신랑은 2급 소아마비 장애인...세상 사람들이 보는 기준에서는 두사람이 결혼 한다는 것은 신문에 날 만한 일이었거든요. 그 사람은 못칠하는거하고 저를 업어주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다고 한 사람이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하고는 다르게 혼자 자취생활도 해 낸 사람이었습니다. 남자들은 다 그렇다고..우리 신랑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고 결혼했는데..
평생 고마워하며 산다고 해놓고..
이젠 저를 종쯤으로 여기는것 같습니다.
저는 직장갔다가 퇴근하면 아이돌보고 집청소하고 잠자는 시간이 평균 1시 입니다. 아이 돌전에는 낮잠은 한번 자본적 없습니다.
무거운 짐 같은것, 집 정리같은 것...오죽하면 산후풍으로 류마티스가 왔겠습니까? 한의사 선생님 말씀이 모든 몸의 상태가 노인의 상태라고 말씀하시더군요..
허나 몸 힘든것은 얼마든 감수합니다.
자기는 침대에 누워있고 저는 아이랑 놀고 집청소하고 아이재우고,목욕시키고..게다가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것에 대해서 미안해하지도 않습니다. 용돈20만원을 다써서 4일전에 6만원을 줬는데 일요일과 어제 친구들과 고기집에서 술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10시 30분에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작은 방에서 포카를 쳤구요..
대학교육을 받은 저를 아주 무시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주 무시해버리고 대안도 없이 비판하고 잘난척합니다.
그리고 잠자리도 상당히 밝히는 편(그사람 말로는 2,3일에 한번은 해야 정상이라고 합니다.)이어서 퇴근하고 아이돌보고 그리고 몸이 아프고 그런상태인데도 스트레스를 줍니다.
처가알기를 우습게 알고 결혼한 그해에 엄마 생신 1번 챙겨드리고, 그뿐.
상당히 예민하고 감성적인 사람이고 저는 이성적인 편입니다. 점점 그 사람을 닮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느낍니다.
그래서 더욱 싫습니다. 내가 못이겨 참지 못하고 함께 같은 인간으로 변한다는 사실이요..
그런데 시어머니왈 아이때문에 이혼을 못하고, 이혼하더라도 이집안자식이라고 너 못준다 합니다. 그리고 제가 참아라하고 이해하라 합니다. 어머니는 당신 아들이 이렇다는것 인정하시지 않습니다.
한숨이 많아진 결혼생활?
당분간 떨어져서 반성의 시간을 갖자라고 말할겁니다. 내일 아침에..
변한 모습이 아니고는 살 수 없다고 말입니다.
어영부영 했다가는 또 이런 일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