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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시어머니 = 문상얘기 나와서 속상했던일 씁니다.


BY 하소연 2001-10-12

문상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는 우리
시엄니 얘기좀 쓸까합니다.
제가 임신했을때 저희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흰 기독교 집안이라 임신해서 문상 가면, 되고 안되고 그런거 별로
신경쓰진 않았습니다만, 자기몸 자기가 생각해야 하는거니까
저 스스로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할머니 생각에 가슴아팠지만 막상 가면 분위기상 더 슬프고,
마구 울것같아서 뱃속의 애기 걱정이 되서요. 그리고 시댁에서도
뭐라하실지 모르고...
친정엄마가 시어머니께 전화해서 여쭤보라고 하셨어요.
엄마가 여쭤보라는 말씀은 아마도 이런일이 있다라고 말씀드리라는
말씀이셨겠죠. 그리고 성격 대단한 시어머닌걸 아시니까
평소에도 많이 여쭈고 배우라고 하시거든요.
우리어머니는 당연히 임신해서 그런데 가면 안된다고 하셨죠.
그래서 그냥 "예"하고 대답했더니 다음 말씀이 "근데 우리도 부주를
해야하냐?" 하시는 겁니다.
제가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전 진짜 그런일엔 경험도 없었으니
사돈끼리 어떻게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대소사에 사돈끼리
신경써주셔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시니 어차피 일방적으로 주고 못받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말을 못했지요.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 말씀이 "아버님 어머님 돌아가신 건데 뭐...
다음에 그런일 있으면 그때 하지" 하시는 겁니다.
전 너무 황당했습니다. 그럼 다음에 그런일은 우리 부모님 돌아가실때
그땐 부주하겠다는 소린가 싶어 기가 막혔죠.
그래도 시어른인데 뭐라 말씀드리겠어요.
그냥 이럴때 저희는 얼마정도 해야하나요? 하고 물었죠.
우리어머니 그냥 너희 형편껏하라고 하시더니 끊으시더군요.
저는 안가고 우리 신랑만 가기로 했습니다.
안양이었는데 우리신랑 혼자 가야하니 저도 불안했습니다만은
그주위는 여러번 다녀본 길이고, 엄마가 확실하게 위치를 알려주셔서
저는 입고갈 양복만 열심히 손질하고 있었죠.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 당신 아들 서울에서 안양가는게 걱정이
되셨는지 계속 전화만 하시더군요. 신랑과 잠깐 대화할 짬도 안주시고
계속 그곳 지리며, 약도를 찾아 보시며 2~3분마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전화에서 전 너무 기가막혔습니다.
"야, 니 신랑 갈때 소금 챙겨서 주머니에 넣어 줘라.
이따 집에 올때 뿌리게... 밤길 혼자 어떻게 갈지 걱정이다. 어휴"
너무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소금 뿌리는게 잘못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집안마다 다른거니까...
그래도 전 저에게 위로라도 해주시고, 저희 부모님께 전화라도 해서
인사정도 하신후에 그러셨음 그냥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만
어쩜 당신 아들만 생각하고 나한테 그럴수 있나 싶어 화가 났습니다.
그런 얘기라면 신랑에게 살짝 이야기 할 수도 있지 않나요?
상심해 있는 저에게... 이해가 안갔습니다.
저희 친정에서는 정신도 없으신데다가 제가 시어머니께 나쁜감정
생길까봐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군요. 훗날에 섭섭하심을 내비치셨구요
그날 저녁에 신랑은 친구랑 동행해서 갔다왔습니다.
신랑이 오고 나서 시댁에 잘 다녀왔다고 전화한 후에 그일은 막을
내렸지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새록새록 기억나는건
제 친구들이 문상얘기를 하길래 물었더니 원래 사돈끼리 문상가는
거랍니다. 전 참 바보같이도 소금챙겨주라는 말씀만 섭섭했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도리를 아시는분인가 싶어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하긴 결혼할때부터 사돈에 대한 예의와 경우는 눈꼽만치도 안보이시던
분이셨긴 하지만...
오늘 어떤분이 문상얘기를 하셔서 저도 한풀이 합니다.
전 생일스트레스란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우리 시엄니 얘기는 계속될것 같습니다. 그동안 참았던게 너무 억울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