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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땜에...


BY 딸래미 2001-10-13

친정에서 도움받고 사는사람들 보면 너무도 부럽습니다.

전 카드빚이 몇백이 넘어 천가까이 되어도 그냥 꿋꿋이 혼자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결혼할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고 축의금 또한 엄마몫으로 다 드렸습니다.

깨진독에 물붓기라고 워낙 없는 집이다 보니 살림도 펼 날이없고..

동생들 다행히 학교 다마치고 학비땜에 얻었던 대출금도 동생이 이제 취직을 해서 갚고 있으니 다행이죠..
울엄만 심장 수술을 했습니다.
인공 판막을 달아서 힘든일을 하면 너무 몸이 안좋습니다.
지금 식당에서 주방 보거든요.
그 식당 울 엄마 없음 망한다고 그 자부심으로 월급도 백만원 넘게 받으며 근근히 생활 책임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언니 둘째가 오늘 돌이라서 상의도 할겸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목소리가 너무 좋지 않아서 물었더니 그냥 울기만 합니다.
동생에게 전화했더니 동생도 울면서 그럽니다.
아빠가 괜히 말도 안되게 트집을 잡았다고.
원래 울 아빠 그렇습니다.
이해도 잘 안될뿐더러 고집도 보통이 아니라 아니 그건 아집이라고 하나요?
도대체 꺽을줄도 모르고 무대뽀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심장 약한 엄마가 건강해 질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엄마 간이 좋지 않답니다.
지금 치아 앞니가 썩었는데도 그것도 제대로 치료 못받고 있습니다.
엄만 지혈이 잘 안되서 손하나 베어도 피가 오래도록 나오거든요.
치아 하나 치료하는데도 대학병원가서 특진으로 담당 교수한테 의뢰해서 그렇게 치료해야만 합니다.

남들은 간이 부었다고 하면 웃죠?
저흰 심각합니다.,
엄마가 간이 많이 부어서 너무 힘든 일을 해서 그렇다고요..

이럴때 무능한 아빠보단 도움 주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스럽습니다.
직장이라고 다니는데 그것도 나때문에 다니는거다보니 더 그런것 같습니다.

이제 아빠 겨우 육십인데 다른 분들 육십넘어도 일만 잘 하시는데 울 아빠는 그런게 없습니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식이거든요.
아직 할아버지가 살아계셔서 그런가 봅니다.
만일 할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선산 물려주심 울아빤 그거 홀랑 팔아먹을 겁니다.

정말 속상하네요.
아빠를 미워하는건 아니지만 답답함을 풀길이 없고..
아침부터 가슴만 쓰려옵니다.

답답하고 속상한 맘에 몇자 적습니다.
휴우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