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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의 일


BY 가을하늘 2001-10-13

날씨가 넘 좋네요. 이 맘때쯤이면 늘 우울했는데, 11월에 태어날 울 아기 생각에 가을타는 것을 잊고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건 1년 후의 일입니다. 벌써 걱정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넉넉한 살림이라면 걱정할 일도 아닙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3남매중 장녀이고, 내년이면 20대 중반입니다. 언젠가도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매일 술에 취해 사시는 아버지가 미워 결혼을 일찍했다고...
초등학교땐 정부생활보조금으로, 고등학교 나이엔 산업체에 진학하여 돈 벌며(제 여동생도 마찬가지), 20대엔 그 돈으로 전문대를 진학했죠. 하지만, 늘 외롭고 어두운 구석은 감출려고 해도 표시가 났는지, 기대하던 대학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중도하차하고 말았습니다. 학과도 맘에 안 찼고,그렇지만 끝까지 다녀야했는데, 지금은 방통대라고 가고싶네여.
암튼 대학때 울 신랑만나서 2년간 동거하고(혼인 신고는 결혼 후에//)
(누구든지 남자땜에 학교 그만 둔 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않습니다. 그러나 의지가 된 것은 사실이죠. 부인하지않겠습니다)
직장이라고 구할려니 마땅히 할 것이 없더군요. 당시에는 컴맹이었으니... 더군다나 혼인신고도 안 한 상태라 전 항상 불안 속에 살았습니다. 알바라도 할려니, 울 신랑 자기 엄마 고생만하시다가 병석에 누워 돌아가시는 날만 받아놓고 계시다고 아무일도 못하게했습니다.
그래서 전 공무원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져.
울 신랑 아무것도 안해와도 된다고, 늘 그렇게말했지만 ,문제는 시댁식구들.. 암것도 없는 저를 좋아할리 있겠습니까? 그래도 여차저차 결혼했습니다.
서두가 넘 길었습니다.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두가지입니다.
첫짼, 내년이면 아버지 환갑이입니다. 자식으로서 도리는 해야겠지만 사실 돈이 너무없습니다. 그때 쯤이면 울아기 돌까지 겹쳐서 더욱 걱정입니다.
친정쪽으로 식구가 큰엄니, 작은아버지내외, 고모내외, 당숙내외뿐이라 간단한 식사만이라도 할려고 하는데(아님,우리 식구만...)그래도 되는 건지요.... 시댁식구들에겐 그냥 말씀만드리고...(친정 충남, 시댁 강원도)
둘째, 아기 백일과 돌잔친데요, 꼭 해줘야 하나요? 전 사진만 찍어주고 싶지만, 예의가 아니죠?
사실 혼수라고 제대로 해 온 것이 없어 다 중고품씁니다. 부끄러워 한 적은 없지만, 아기 돌때 첨 올라오시는 시댁식구 볼라치니 넘 부끄럽네여. 특히 큰 형님땜시 더욱...(제가 보기에 워낙 깔끔하고 없는거 없이 사시니 장롱하나 없는 울 집이 얼마나 못마땅하시겠어요? 더군다나 우린 지은지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허름한 아파트에서 사는데...)
어찌 처신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입니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