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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다.


BY 서글픔 2001-10-14

결혼 이년째다.
여지껏 별탈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저녁 시댁에 갔다가 남편이 막내 시누 대학원 원서를 보고 돌아버렸다.
시누이 미술 하느라 돈 엄청드는데 작년엔 미국까지 갔다와서 1년동안 250만원씩 울 어머니 부쳤다.
이젠 또 대학원이란다.
자기딸 공부 시키겠다는데 내가 뭐라겠는냐만은 어찌 된 집이 아들은 뒷전이다.
쥐꼬리만큼 월급 받는거 뻔히 알면서 애까지 키우는데 맨날 돈 다 뭐하냐는식이다.
자기딸 한달 쓰는거랑 울 신랑 월급이랑 맞먹는다.
하는 가닥이 있어서 경조사비 대는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아기 낳은지 넉달째 불어난 몸을 남편 헌 바지로 때우고 있다.
남편은 앞에선 말도 못하고 내게 짜증이다.
나더러 돈 모으지 말고 펑펑 쓰란다.
펑펑 쓸 돈이 어딨다고.그러다 우리만 싸운다.
어제도 난리 치다 내가 한대 맞았다.
너무 어이없어 나갔는데 갈데가 없었다.
아기 얼굴도 아른거리고..
다시 들어와 아기 데리고 친정 간다니 미안하다며 날 잡는다.
다시 한번 손대면 이혼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글프다.
남편도 불쌍하다.
뼈빠지게 일해도 스트레스만 쌓이고...
이제 현실을 느낀다.
이런게 삶이구나.
또 시엄니 생신이 다가온다.
벌써 고민이다.
백일 사진도 못 찍었는데..
결혼하면 우리 힘으로 살아야겠지만..
애라도 봐주면 좋을텐데 애는 죽어도 안 본단다.
우는애는..
어디 안 우는 애도 있는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