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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선 부부동반 외출을 하지 말아야 할까?


BY 둘째며느리 2001-10-14


결혼 2년차.
삼형제 중 둘째며느리.

신랑과는 1살차이로 서로 친구들과 친하다.
결국 부부동반 모임이 많다.

명절이면 그 많은 연휴동안 시집에서 지내다가 하루 저녁 모임
나가면 일 안하고 나간다고 시모가 야단이다.

일? 무슨 일인가 하면 시집 식구 시부, 시모, 우리 부부, 내지는
형님네 부부, 조카 이렇게 있을 때 먹을 끼니거리와 뒷 설거지를
말한다.

이번 추석은 토요일 새벽부터 호출이다.
시장봐오고 반찬 장만하고, 전북 사는 형님은 (여기는 전남)
토요일 저녁에야 도착.
그 날 저녁에 우리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 나갔다.
물론 저녁 준비 내가 다 해 주고...

다음날 일요일부터 연휴 끝날때까지 시골에 들어가서(시할머님 계심)
일을 했건만, 여기서 형님은 임신 6개월째라 전혀 일을 안한다.
3살짜리 조카를 보느라고 말이다.
엄마 없으면 악을 쓰고 우는 통에 차라리 옆에 없는게 도와주는 일임.

그런데, 바로 어제 시모가 남편에게 그랬단다.

둘째며느리가 시집에 오면 일도 안하고 둘째 아들이 모임 나간다고
데리고 나가 버린다고,

울 시모는 큰며느리인데 둘째 작은 어머님은 서울 분이시라서
당신이 동서를 맞이하고서도 일을 많이 하셔서 당신의 큰며느리는
꼭 챙기시겠다고 공언을 하고 다니신다.
그 뜻에 맞추어 내가 자진납세한다.
형님은 앉아계시라 하고, 또는 조카랑 놀고 계시라 하고 내가 한다.
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 날벼락이다.

내가 일을 안한다니.
그럼 그 일들은 다 당신이 하셨나? 형님이 하셨나?
해도 안 했다고 하는 일, 차라리 시집에 안가고 안 했다는 소릴
듣는게 더 나을 것 같다.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다음 주 주말엔 안 가려고 한다.
우린 매 주마다 시집에 가서 저녁을 해 먹고 온다.
나는 직장 다니다가 아파서 수술한 관계로 3달째 쉬고 있다.
그 후론 토요일 오전이면 병원에 갔다가 바로 시집에 간다.

형님은 한달에 한 번 내려온다.
비교하자는 게 아니지만 내가 일을 안한다고 하니까 기가막혀서
그런다.

도대체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까지 나는 시부모께 말대답 한번 나쁜 감정 한 번도 드러낸 적
없는 그야말로 착한 며느리다.
그것도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주신 부모님이다 싶어서 그런거지만
말이다.

어떻게 해야 이 천불나는 가슴을 삭일 수 있을까.
여기에 쓰인 남들에 비하면 새발에 피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피가 마른다.

신랑에게만 내 욕을 하시고 내게는 아닌척 천사표다.

교회 다니는 사람 욕하는 건 아니지만, 권사님인 시모가 그렇게
가증스러울 수가 없다.
그래서, 다니던 교회도 잘 안나간다.
참고로 시모는 내게 교회 안 다니면 며느리로 여기지도 않겠다고
꼭 당신이 나가는 교회에 나오라고 한다.

오늘 나는 교회도 안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