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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너가버려


BY 가을녀 2001-10-14

드높은 하늘.서늘한 바람.따사로운 햇빛.
누가봐도 완연한 가을이다.
울신랑 지난주엔 조기회에서,오늘은 회사에서,야유회가고,다음주엔 부산에서 친구결혼식,마지막주는 친구들계에서.또 산행...
이를수가.
종일 집에서 아이들 보는 나는 과연 무엇인가?
어찌하여 아줌마는 가을 단풍 구경할 기회조차 없단 말인가!!!
차라리.
가을.너 가버려.
찬바람 불고,눈내리는 겨울이 얼른 와야지.
설마 휴일 하루 눈싸움한다고,바쁠일은 없겠지.
스키장 비용이 만만찬으니 단체 여행도 없을거고.
억울한 내가을.
나도.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시한구절이 떠오르고
구르는 낙엽만 봐도,수필한소절이 떠오르는 뇨자이건만.
아!!!
떠나는 신랑을 잡을까?
흐르는 갈을 잡을까?
여지껏 전화한통도 없다.
무심한 머슴아!!
구여운 똥강아지들 밥은 묵었는지,잘 놀았는지 영 무소식이다.
울딸 현관에서 혼자 열심히 놀고 있다.
"똑똑"
"누구세요"
"아빠다"
"엄마,아빠와서"
저리도 보고 싶을까.매정한 아비가....
나도 낼은 백화점가서 긴 버버리나 하나 사야겠다.
아거들 유치원가고 나면,짧은 내 다리에 코트를 휘감고,굵은 허리를 끈으로 힘껏 조여,머리엔 하늘하늘 스카프를 두르고,하다못해 근처 뒷산으로 낙엽이나 밟으러 가야 겠다.
남푠!
넌,아는뇨.
마눌 낙엽 밟는 심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