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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리고 아픈 얘기


BY 이 밤에... 2001-10-17

친정엄마는 항상 우리들을 위해 희생하셨죠.
시어머니가 그렇게 때리고 구박하고 일을 산더미같이 시켜도,
인간같지 않은 손아래 시누, 시동생이 고생을 시켜도,
욱하는 성질에 술 먹으면 때리고 괴롭히는 남편에,
저라면 벌써 도망갔을 그런 불행한 때에도 우리 5남매
엄마 없으면 고아나 진배없다며 그 세월 다 견디셨습니다.
엄마를 괴롭힌 벌을 받는것인지 아버지는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해야하는 상태이고, 병때문에 올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놀고있습니다. 결혼해서 한번도 손에서 일을 놓지않았던 우리 엄마,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 늙었다는 이유로 그만 두셔야했습니다.
(퇴직금도 없는 그런 회사입니다. 일명 돈내기...)
지금 가진거라곤 집 한채와 얼마간의 돈 뿐입니다.
아버지 병원비에, 엄마 당신께서도 몸이 아프셔서 회사에 못다니시니
생활비며 정말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막내는 대학 다니고 있고,위에 동생 둘은 직장 다니지만 그리 넉넉하게 버는것도 아니고 바로 밑에 동생은 시댁에 생활비 부치느라 지들 살림도 허덕이는데, 사는게 제일 낫다는 저도 친정에 선뜻 생활비 하라고 보태드릴 형편도 아니니 가슴만 아프고 속상합니다.
남편.
좋은 사람이지요.
하지만 친정이 이런 사정인데도 일언반구 없네요.
다달이 혼자사는 시누한테 돈 부치는건 좋아라 하더니.
엄마 직장 그만두셨다니까 한다는 말이 장모님 심심하시겠네.
참 살기싫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평생 고생만 하신 우리엄마 제가 모시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능력없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친정에 생활비좀 드리자면 남편 내색은 안하지만 싫어하겠지요.
더럽고 아니꼬와서 부업이라도 해서 내 힘으로 보태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사실 엄마 더 늙으시면 용돈 하시라고 몇달전부터 다달이 5만원씩 저금하고 있습니다. 남편에게는 내 용돈이라고 하면서요.
요새같아서는 복권이라도 당첨되 우리엄마 호강한번 시켜드리는게 소원입니다.
생각같아서는 학교다니는 막내빼고 나머지 4명이 20만원씩만 드리면 웬만하면 생활비는 될것같은데 모두들 형편이 어려우니.
착한 동생들 벌써부터 걱정마라고 하고는 있지만 그 애들이 무슨 죄인가요.시집간 언니들은 신경쓰지 말라고 ,둘이서 알아서 하겠다지만 나도 같은 자식인데 그럴수야 없지요.
이 밤, 가슴 아프고 막막해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