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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께서 다녀가셨다.......


BY 아라사 2001-10-17

카드결제하는 날이라 애들 데리고 시내를 다녀왔더니 현관앞에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와 계시더군요.
손주들 먹이려고 돼지고기와 쌈 싸먹으라고 촌에서 직접 배추까지 가지고 오셨더군요.
울 시어머님 없는 살림에 시집와서 아들3형제 키우시느라 고생도 참 많이 하신분이거든요.
오늘따라 왠지 자꾸 신랑을 찾길래 전화를 해서 일찍 오라고 했죠.
고기 구워서 이른 저녁을 드시고 약주도 한 잔 하시고.............
그러다가 아버님께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시더라구요.
인삼농사 3년동안 지어서 얼마전에 팔았거든요.
저희 결혼할때 돈 한푼 보태주지도 못하고 힘들게 살아도 제대로 보태준것도 없다고 그리고 더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주시는데.......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허리가 아프셔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하시면서 힘들게 지으신 3년농사......울 어머님 관절이 좋지 않아 늘 고생하시면서 지은 인삼농산데.....그걸 팔아 저희 힘들다고 주시는데............
울 신랑 안 받는다고 하니까 저 주시데요. 저 못받는다고 했습니다.
울 아버님 어른들이 주는거니까 받아도 된다고......끝내 저희 신랑이 받았습니다.
염치 없이 받았습니다. 그 돈을 받고 싶을 정도로 좋지 않은 형편에 다시 한번 속이 상했습니다.
그게 부모 마음인가봅니다. 뼈빠지게 고생해서 자식들에게 주시는......그러고도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는 부모님들.
그 생각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이런 제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이 나네요.
살아 생전에 제대로 된 호강 한번 시켜 드려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