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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2


BY 나... 2001-10-18

어제 살아남기..로 글을 올렸던 아짐입니다.

며칠을 밤새 울다가 오늘 정신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이러다 내가 어떻게 변할지 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아니 내 자신이 겁이 났습니다.

아이들 때문에라도.. 저 불쌍한 내 아이들 때문이라도

잊어버리자.. 참자... 생각했는데

오늘.. 모든 상황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들 조차도

짐처럼 버거워 눈물이 납니다.

이미 상처난 가슴..

또 상채기 난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마는

시집에서 받은 상처는 남편이라는 울타리가 있어 그래도 견딜 수

있었지만 정작 울타리가 되었어야 하는 남편에게서 받은

치욕과 아픔은 두 손 놓게 하는군요.

더 산다고 무슨 즐거움이 있겠냐고..

오늘 지나는 하루가 일년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후딱 세월이 지나

지금 이제사 초등학생인 내 아이가 성년이 되고

정말 사랑으로 가득한 제대로 된 짝을 만나서..

엄마의 그늘막이 없어도

그 사랑이 그늘막도 되어주고 외투도 되어준다면

이 구차한 삶.. 더 이상 이리 이어가지 않아도 되련만..

십년의 결혼생활이 마냥 불행하지는 않았지만

어째 이 인간은.. 지금 슬프고 아팠던 기억만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부간에는 서로 최소한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는 말...

예전에는 그냥.. 그렇지... 맞지... 하고 넘어가던 말이었는데

지금 제게

그 말은

돈... 사랑.... 그런것 보다도 더

제일... 중요한 말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줍니다.

먼저 내 마음을 추스려야 하는데

아이들을 보고라도 살려면 내가 일어나야 하는데

자꾸 땅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처럼 힘겹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