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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수 없다!


BY 가시리 2001-10-19

맞을짓을 하니깐 맞아도 싸다. 전 이런 얘기 정말 싫어함다.

어제밤에 본 황당한 일을 얘기할까 하네요.
저희 남푠 어딘가에 전화를 하더군요. 자정이 넘은 시간에 전화를 하나 싶어서 뭐냐니깐 신고를 했다네요. 놀라서 베란다를 가보니 어떤 여자가 살려달라고 울부짖더군요. 남푠은 1층으로 저는 복도끝으로 달려갔더니 여자가 남자에게 개(?)처럼 질질 끌려다니면서 맞고 있더군요. 심지어 그녀의 배를 발로 차더군요.(개만도 못한 xx)
서있는데 소름이 쫙끼쳐서 다리가 달달 떨리더군요.
그때 남푠이 1층에 도착해서 뭐라고 뭐라고 소리치며 제지하더군요.
때를 맞쳐 전 경찰을 불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죠... 제옆엔 아무도 없었지만
그제서야 그넘은 주위를 둘러보며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는 조용히 하라고 구석으로 끌고 가려고 하더군요.
주위에 지나다니던 차는 한번씩 섰다가는 그냥가고,
또 지나가던 남자도 있어서 말릴수 있었을텐데도 좀 떨어진 곳에서 구경만 하더군요.(타인의 무관심이 참 무섭더군요!)
아래층을 한번 쓰윽 내려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복도끝에 매달려 저처럼 그 광경을 보고 있더군요. 그중에는 남푠처럼 신고한 사람도 있을 테지만 제 아래쪽에 있던 남자 웃으면서 그광경을 누군가에게 핸폰으로 알리더군요. (기분나빴어염. 초록은 동색이라고 때리는 그넘이랑 동격으로 보이더군요)
나중에 경찰이 와서는 그냥 조용히 하라고만 얘기하고 여자는 바닥에 엎드려서는 말도 못하고 그넘은 열심히 자신의 변명만 늘어놓는 것 같았어요. 애인사이다... 어쩌구 저쩌구 잘은 안들리지만.
그치만 애인이 변심했다 쳐도 때릴 권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엄청난 돈을 떼였다고 해고 때릴 권리를 누가 줬습니까?
결국 경찰은 그냥 갈려고 했고 그녀는 경찰에게 매달리면서 살려달라고 하더군요. 경찰은 그녀를 경찰차에 태우고 그넘은 그냥 두더군요.
좀 어이가 없더군요. 그녀 또한 이남자가 나를 폭행했다라고 신고할수도 있었을텐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경찰은 그넘을 일단 경찰서까지 같이 데리고 가야하는게 아닐까요?
그넘은 차가 떠나고 난뒤 잠깐 서있다가는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는데 때릴때는 그리도 당당하던 넘이 참 비겁해 보이더군요.
하기사 비겁한 넘이니깐 그렇게 여자를 패지.
좀 있다 집에 들어오는 남푠에게 담장을 타넘고 좀 말려보지라고 했더니 담장 타넘을려고 했더니 발디딜곳이 없더라고 하던군요..
(사실 아파트구조상 출구는 반대쪽에 있는데 그현장까지 가려면 한참을 둘러가야 하거든요.^^)
좀만 더 심하게 팼다면 진짜로 어캤으던 타넘었을꺼라고 하더군요.
그냥 피식 웃고말았지만 씁쓸하더군요.

밤새도록 몇번씩이나 그 광경이 꿈속에 나타나서는 제대로 잠도 못자고 뒤척였어요.
담에 딸을 낳는다면 꼭 무술을 배우게 해서 자신을 보호할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그리고 아들을 낳는다면 여자를 때려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가르치겠어요. 물론 여자든 남자든 폭력은 안된다구요 ..^^

언제쯤이면 이땅에서 폭력이 사라질까요...
그런 사회가 올수 있을까요?
그냥 답답하고 안타까운 맘에 두서없이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