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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넘...그래 다 니꺼다!!


BY 다 소용없네 2001-10-19

전 결혼하지 만 4년이 됩니다.
우리는 사정상 무일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결혼한지 4년동안 저 정말 알뜰하게 살았습니다.
집 장만도 하고 늙어서 고생 안하려구요.

그래서 드디어 올해 작지만, 저희 집도 장만했어요.
전, 이렇게 된데에는 (우리가 크게 잘 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남편이 결혼할 당시 너무나 처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이만큼 온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제 공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벌어다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제가 집에서 알뜰살뜰 살아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재태크를 잘해서….가능했다고도 봅니다.

아기 낳고, 육아에 시달리면서 서서히 내가 할 줄 아는게 뭐 있나…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남편 하나 빼면, 전 굶게 생겼지 뭡니까.
알뜰하게 살 줄만 알았지….가진 돈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그리고 지금은 뭐 할 상황도 아니고..

물론 남편이 통장을 저한테 맡겼고, 생활비 남편 허락 없이도 제가 쓰고 싶을 때 빼서 씁니다.
남편도 자기 맘대로 돈 못씁니다.
저하고 꼭 상의를 하죠.

그런데, 그래도 그 통장은 모두 남편의 이름으로 되었고….저도 제 통장이나 돈이 있으면 싶었습니다.
남편에게 나 한달에 20만원씩 용돈을 달라고 했어요.
물론 통장은 내가 가지고 있지만, 남편이 그러라고 허락을 하면 기운이 날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대답을 회피하면서….쓰고 싶으면 찾아서 쓰면서 뭘 달라고 하냐는 거예요.
저요.
20만원씩 공식적인 용돈이 있으면 그 돈도 저축하려고 했어요.
제 이름으로 된 통장에다가…
저 원래 돈도 잘 쓸 줄 모르는 사람이고, 꼭 필요한 거 외에는 잘 사지도 않거든요.
저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쓴다 해도 옷이나 화장품 이런 거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그저 현찰이 좀 있었으면 싶은 거였는데…

남편이 끝까지 그러라는 말을 안하네요.
나중엔 화까지 내면서.

은근히 배신감 느껴지고..
물론 남편 모르게 비자금을 조성할 수도 있죠.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껏 그렇게 하지도 않았고, 돈에 대해선 뭐든 투명했거든요.
그게 좋아서요.

그런데, 오늘 남편의 태도에 기분이 상하네요.
한달에 나한테 20만원 준다고 해도…그 돈이 내 이름으로 된 통장에 저축이 된다해도 결국 그 돈은 우리 가정에 쓰일 돈인데..

남편… 다시 보이네요.
그리고 가슴속에 불덩이 하나가 들어앉은 것 같고 ……. 나쁜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