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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소심한건가요?


BY 종이호랑이 2001-10-21

남편이랑 오늘 싸웠어요.
사소한 이유로..물론 내가 잘못했지만..
오늘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남편직장동료가 결혼식땜에
지방에서 올라와 우리집에서 하룻밤 묵는다길래
아쉽지만 저녁도 해줘야하고 해서 양보하기로 했죠
여기까진 괜찮았어요..
근데 막상 오늘이 되니 괜히 짜증이 나는거에요.
아이땜에 맨날 집에 있다가 간만에 친구들이랑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고 애 돌잔치에 모두들 와줘서 고맙기도 하고해서
얼굴도 볼겸 기대했었는데 집에서 밥이나 하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니 말이에요..그래서 아침에 심통을 부렸죠
전 화나면 말을 안해요. 남편도 그렇죠
오늘도 그랬어요..남편이 왜 삐졌냐고 그러대요.
건들지 말라고 짜증을 냈더니 친구랑 약속을 하고 나가버리대요
더 열받더라구요.
그래서 애데리고 백화점엘 갔더니 거기로 와 있대요
지금생각하면 그때 화해를 할걸 그랬죠
쇼핑하고 나서 아직도 삐졌냐고 하길래 자기는 내가 왜
삐졌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잖아? 그랬더니 그담부터
말도 안하고 아일 데리고 먼저 가버리더라구요
어떻게 내가 조금 화내면 자기는 더 화를 내서 당황하게 만들고
꼭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요..
그럼 풀리고...
이런게 반복되다보니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님들..이런 남편 있으시나요?
차라리 다혈질이라면 확 풀어버리겠는데 이건 도통 말도 없고
속을 모르겠으니 나도 말하기도 싫어서 같이 그래요
답답하죠..
말을 안하고 인상쓰면 정말 무서워요
평생 안싸우고 살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화난대로
풀수도 없고 가슴에 차곡차곡 쌓이니 이럴때 한꺼번에
생각나서 더 얄미워요
제가 너무 소심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