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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정말 그녀를 사랑했을까?


BY 행복하고파 2001-10-24

저는 연애 10년째 결혼해서, 결혼 3년차예요.
4월에 직장을 옮기고 넘 일이 많았죠. 매일 야근에 주말도 없고, 심하면 휴일도 없이 일했어요.
1시간 40분에서 2시간 넘는 출근길을 다니면서 피곤하게 살았죠.

그 사이 남편이 메신저를 해서 늑깍이 여대생을 만났어요. 열심히 사는 사람이고 둘이 이야기도 잘 통하고 편해서 좋았다고......그러더니 틀킨 지 일주일만에 제게 불고야 말았죠. 잤다고......

그가 몇 개월 동안 넘 이상하게 말도 없어지고 혼자 살고 싶다는 둥, 이상한 소릴 해서 모처럼 시간을 내서 부부여행을 떠났었죠. 둘이 식사를 하고 술을 한 터라 그는 일찍 골아 떨어지고 저는 ???나와 보니 메시지가 와 있는 거예요. '통화하고 싶은데...보고 싶다.'라고.
남자 이름이었고, 자주 통화하는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사람 이름이 떴습니다. 이상하더군요. 남자들은 그런 식의 말을 안 하는데...

다음날 아침 추궁을 했더니, 친구가 장난친 모양이라고, 자기 친구 호모냐구 물었어요. 그러다 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여자 이름이 나오고 잠을 못자서 어쩌냐구,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최 뭐라는 남자가 이 여자가 아닐가 싶어서 추궁을 했더니 맞다고 하더군요.

그냥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도 바뀌는 데다가 생각하니 열받는 거예요.
어쩜 부부만의 여행을 떠난 걸 알면서-이미 통화를 했다거군요. 여행 떠나기 전에도-그 시간에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인지, 세 번 만나 술 마신 사이에 정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그 번호를 외웠어요.

다음날 통화를 했죠. 대학 동창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으니 그냥 좋은 친구라면 자리를 한번 같이 해도 좋지만 그런 메시지 남길 사이라면 전화하지 말라구.

나중에 알았지만, 그날 그녀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더군요. 자기 어머니께 전화해서 사귀는 사람이 있는데 결혼 3년차에 이혼을 했다구(차마 유부남이라곤 못했겠지요)

일주일 후 그는 내가 묻는 말에 잤다는 말까지 실토하고 말았죠. 한 두 번이 아니라고......
이야기가 통해서 편하고 좋았다는 남편의 말과는 달리 그녀는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그건 인정해야 한다면서...제 이름을 부르면서 제 이야기 듣고 자기도 가슴이 아파서 울면서 만나지 말자고도 이야기했다고, 서로 상황이 아니니까 그만 두자고 몇 번 말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그러더군요.

도대체 우리 이야기를 어디까지 한 것인지, 기분도 나쁘고 그녀는 나보다 이쁘고 날씬한지, 내게 해 준 팔베개를 그녀에게도 해 줬으려니 싶어 싫고......혼자 산다는 그녀의 집은 신림동이라는데 남편의 회사와 가깝죠. 그럼.....혹시 우리집 가까운 곳은 아닐까? 제가 사 준 차를 타고 그녀와 어디어디를 다녔는지......내가 고심해서 고른 속옷, 내가 빨고 삶아 준 옷을 입고 그녀와 그러고 다녔다는게 넘 싫어서 남편이 보는 앞에서 속옷을 다 찢었어요.

그는 우리가 다시 전처럼 살게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싶은 눈치입니다. 적반 하장 같지만......미안한 것과 별개일까요?

근데, 문제는 제가 헤어질 준비도 맘도 안 생기는 거예요. 대학 1학년 때 만나 10년을 연애하다 결혼한 지 삼 년. 너무 익숙해져서일까? 그는 이미 내 인생이었어요. 어쩌죠?
한번도 의심하지 못한 나를 배신해서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준 그,,,그는 정말 그녀를 사랑한 걸까요?

참고로 그는 술을 좋아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지요. 매일 늦고 외박도 근래 잦았죠. 그녀와 있을 때 내 전화 왔을 건 뻔하고...전화를 안 받고 안 하던 그가.....내 전화 올 줄 알면서도, 내 전화가 오는 걸 보면서도 그랬다니, 정말 정말......나 넘 비참해요.

어쩔 수 없는 내 맘 때문에 점도 보러 갔어요. 그가 그렇게 속 썩이다가......두 달만 지내래요. 참고.......날 이렇게 모욕하다니...한번도 의심조차 못했던 나를...열심히 살려고 애쓴 나를...그는 결혼하고도 이년을 더 공부했어요. 제가 살림을 꾸렸죠. 집 장만도 그가 한 것은 아니고......첨엔 직장에 다녀도 카드값 메꾸느라 번 돈보다 더 들었는데......이제 둘이 하면 좀 낫겠다 싶은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지니 죽을 맛입니다. 어쩌면 좋을지......충고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