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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이 봐줄때


BY 속상~~ 2001-10-25

11개월 울딸 잘큰다잘큰다 했더니 오늘 첨으로 변비라는 것을 경험하네요. 엄마들이 왜 고민하는지 알겠네요.
땀을 비오듯 뻘뻘 흘리며 눈물콧물 다흘리며 엉엉 울면서 힘을 주는데 차마 가슴이 아퍼 쳐다보지 못하고 안아서 등을 쓸어줬네요.
다 싸고 나서도 한참을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정말 속상했어요.
오늘 제가 결혼전 다닌 회사 언니가 아기 둘을 봐달라고 했어요.
사무실과 우리집 3분거리죠.
친하구 아이들도 착해서 가끔 언니가 늦게 까지 일할때 애봐줄사람이 없으면 제가 봐주곤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도 친해요. (늦둥이 5살, 3살)
아직 어린 우리딸 졸랑졸랑 ?아 다니는데 개들은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지요. 근데 언제부터인지 3살 짜리 아기가 울아이를 때리는거에요. 아기는 이쁘다만 하는거야 라구 타이르지만 말을 듣지않아요. 넘 어린건 이해하지만 이유도 없이 때릴땐 정말 미치겠네요.
올때마다 이러니 이젠 애봐주기도 싫어요.
제가 아이를 보는데도 놀다가 다가와서는 머리며 얼굴이며 등을 때리고 가는데 얼마나 황당한지...
손으로 때리면 그래도 덜 아프겠죠.
오늘은 우유병으로 때리고 또 때리더니 말리니까 저한테 뭐라고 뭐라고 웅웅대는거 있죠. 좀 있다가는 장난감 통 뚜껑으로 사정없이 옆머리를 치는데 .... (이렇게 쓰니 넘 살벌진데... 제가 아이 엄마니까 그렇게 느끼는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애들 하는식 아시겠죠?)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더라구요.
근데 웃긴건요. 울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니까 언니가 동생 보고 안된다 하는게 아니고 울아기더러 "**미워. 조용히해" 하고 소리치는거예요. 물어봤더니 울아기가 잘못해서 동생이 때린거라네요.
가만있는 아기가 잘못이라니 정말이지 눈에 안보였으면 말할줄아는건 그애 하난데 ... 울아기가 넘 불쌍했지요.
나도 동생하나 더 낳으리라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애봐줄 맘이 없는데 (안때린다면 계속 봐줄거고) 속상하네요.
착한 큰아이가 제가방을 장난하면서 아기책을 집어넣고 어깨에 메고 다니며 놀던데.. 가방속 동전을 다 꺼내 자기 주머니에 넣더라구요.
모르는척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가방에 있었다구 말은 사실대로 했지만 꺼내진 않더군요.
9시가 되어 엄마가 데릴러 오자 주머니에 돈이 들어 걸으면 소리가 나니까 손으로 주머니를 꽉 잡고 있더군요.
아마 엄마가 알까 그랬겠죠.
그냥 인사하구 헤어져 망설일 시간도 많지 않아 말 안했는데..
이제 5살인데.. 그런거 말한하구 그러면 애버릇이 나빠지나요.
애 엄마한테 말해줘야하나요?
애봐주면서 나쁜 버릇들게 되면 저도 곤란하겠죠.
오늘은 이래저래 속상하네요.
어린이집 선생님들 존경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