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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한 남편


BY 밤새 뜬눈 2001-11-03

결혼 후 처음으로 남편이 어젯밤 외박을 했다.
남편은 너무나도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 나는 다른 이상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너무나도 술이 약해서리...
어제 저녁에 퇴근하면서 손님 만난다고, 조금 늦을거라고 했는데...
새벽 2시, 3시...
가끔 회식이다 뭐다 해서 새벽에 들어온 적은 있었지만, 외박은 처음이다.
정말 잠이 안오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첨엔 늦는게 괘씸하더니 나중엔 불길한 걱정까지 다 들었다.
그 잘 하던 전화도 이런 날엔 꺼놓고... 손님하고 술 먹는데 전화 오면 큰 일 나나?
아이들 챙겨서 보내고 나니, 전화가 온다.
미안하다고, 이제 일어나보니, 어딘지 무슨 호텔이라고...
아마 술이 떡이 되서 같이 술 먹은 사람들끼리 잤나본데.
안 봤으니 알 수 없지.
성질 나서 쏘아 주고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는데, 이따 어찌 볼까 , 꼴 보기 싫다.
술이 약하면 적당히 먹지, 술먹는 분위기 너무 좋아해서 마누라한테 그렇게 갈굼당하는 것 지겹지도 않나?
그나 저나 나는 철썩 같이 믿고 있는데, 정말 아무 일 없기는 한건가?
어떻거나 외박하는 것 이번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
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외박 못하게 강경한 수를 써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