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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친정 그리고 남편


BY click2199 2001-11-11

어제는 친정 엄마 가게 개업날입니다.
이사할 때도 못갔거든요.그때도 가는 문제로 싸웠거든요.
어제 아침에 저더러 혼자 애들 데리고 다녀오라더군요.(여긴 청주,친정은 대구)
그럴까 하다가 생각해보니 아들아이 시험 끝나면 여섯시 차밖에는 못타겠고 도착하면 아홉시에서 열시는 되겠고 이사간곳을 몰라 막막하대요.
"일요일인데 안 바쁘면 같이 가면 안돼?"라고 했더니
"사무실도 나가야 하고 결혼식도 가야 해."라더군요.
사실 직원들이 당직 근무하기 때문에 자기는 한번도 안 나갔거든요.
결혼식도 축의금만 전해주면 되는 자리이고.
"오늘 밤에 갔다가 내일 아침 일찍 오면 안돼?"라고 물었더니 그때부터 눈을 부라리고 난리를 치는거예요.자기가 무슨 철인인줄 아느냐고,내년 일월에 엄마 생신때 갈건데 제가 별스럽게 야단을 친데요.글쎄.
"명절때하고 생신때,그리고 이런행사 있을때 가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는 그렇게 일일이 다 못 챙긴데요.명절도 일 있으면 못가는거지 무슨 큰일이라고 가자고 하느냐고.
사실 전요.주말마다 시댁가서 농사일 거들거든요.아주 그 일 만큼은 철저합니다.한번 못간다고 하면 아주 나쁜 여자 취급하며 난리거든요.
오늘도 자기도 못간다고 했어요.시댁에.
근데 아니예요.말없이 나가길래 알아보니 지금 시댁에 있답니다.
시누이도 왔는데 나만 또 나쁜년 만든거죠.
오늘 밤에 아니면 내일 시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올거예요.한마디 하시겠죠.저도 다 말해 버릴까 합니다.
여태껏 이런일 있어도 제가 참았습니다. 노인네들이 무슨 죄가 있나 싶어서요.하지만 결혼 십년동안 정말 해도해도 너무해요.
어찌 말로 다 표현을 못하겠네요.
주위에서도 남편이 너무하다고 하니까요.제가 시댁에 할 만큼 하는데 어찌 처가집에 그러냐구요.
없이 사는게 죄겠죠.
저희 시누 남편들은 도대체 어찌 그리도 잘하는지.
주말마다 와서 일을 해줘요. 시누들이 말만 하면,아니 어떨땐 고모부들이 먼저 가자고해서 온답니다.
전 남편 성격을 잘 알기에 말도 얼마나 가려서 한다구요.
제가 너무 바보 같고, 서글프고,속상하고,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어요.
이 먼곳에 시집와서 의지 할 곳도 없고, 어렵게 사시는 친정 부모님께는 아무 도움도 못되고,차라리 헤어지고 부모님 제가 모시며 살고 싶을때도 많습니다.제가 너무 어리석은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