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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질 않네요.....


BY 여자 2001-11-13

5년 연애끝에 결혼한지 5개월된 새댁입니다.

연애기간이 길었던만큼 마음고생도 많았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말 많은 눈물도 흘렸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결혼 얘기가 오가고 있던 때였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퇴근후 전화도 없고, 핸드폰도 계속 꺼져있었어요.

핸드폰 밧데리 접촉이 잘 안되서 자꾸 꺼진다는 말을 믿었죠..

한달 정도 후에야 우연히 핸드폰 밧데리가 빠지면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멘트를 하지 않고 신호음이 계속 간다는 걸 알게되었죠.

그래서 "자기야, 근데... 밧데리가 빠져도 벨 신호가 계속 가는거 모르지?" 그랬더니, 표정이 굳어버리면서 "그래?"그러더군요...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쳤지만, 아니길 바라면서... 나한테 속이는 거 있냐고 솔직히 얘기해달라고 그랬죠...

처음엔 절대 그런 거 없다고 발뺌하더니, 저의 집요한 추궁에 실토를 하더군요.

회사 여직원을 한두달정도 나 모르게 만나왔다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내게 자기 부모님께 인사하러 오라고 그러면서 다른 여자를 만났다니...

너무나 큰 배신을 당했죠...

꿈일거라며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 여직원의 이름을 물었죠... 그냥...

흔치 않은 이름... 알고보니 저와 대학 동창으로 잠깐동안 같은 동아리 활동을 했던 여자였습니다.

세상 정말 좁구나 싶었어요.

둘은 정식으로 사귀진 않았다고 말했지만,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수 없었죠...

다음날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연스레 신랑의 이름을 대면서, 나랑 내년봄에 결혼할 사람이라고 그랬더니, 정말 놀라더군요.

미안하게 됐다며 제게 사과를 하면서, 한편으론 저를 걱정하더군요.

결혼은 잘 생각해보고 하라면서...

그렇게 신랑의 바람은 휙~ 지나가버리고, 멋진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우리의 사랑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이 사람과 헤어진다는게 너무 두려워서 모두 다 용서해주기로 했지만, 솔직히 아직도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올해 6월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서 한달정도 시댁에서 살았는데, 시부모님에 도련님까지... 눈치보기 바빴습니다.

신혼여행의 고조된 분위기가 완전히 확~ 사라지고 신혼의 단꿈이 뭘까? 그런 생각에 서글프게 지냈습니다.

지금은 분가해서 살고 있지만, 제가 꿈꾸던 신혼생활이 아닌것 같아 요즘 너무 우울합니다.

다른 신혼부부들은 이렇지 않을텐데... 다른 신혼부부들은 너무너무 행복한 순간을 보낼텐데...그런 마음이 늘 생깁니다.

그래서인지 몇년동안 저 하나만을 헌신적으로 짝사랑하던 남자가 자꾸 생각이나구요...

이래서 여자는 자기 좋다고 목메다는 남자에게 가야하는거구나...싶구요...

아직도 그 여자가 신랑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어서인지 늘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신랑이 1박2일로 워크?事?간다고 할때도 털끝만큼의 미심쩍은 마음이 생기는... 씁쓸합니다.

오늘따라 잠도 안오고 울쩍해서 그냥 띄웁니다......

제게 좋은 조언 해주실 분 없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