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신랑이요 자긴 부모와 형제를 다 버렸대요.
얼마전 시부모님이 사시던 집이 경매 들어갔거든요. 악재는 겹쳐서 온다던가요? 울 신랑 개업할 때 조금 대출받은 걸 시작으로 시동생이 사업한답시고 세네번 말아먹고(불과 2년 사이에) 없는 형편에 막내 시누 대학원 학비다 뭐다 해서 진 빚때문이래요.
사실 울 신랑은 전문직 종사자긴 한데 요즘 다들 어렵다보니 우리 형편도 좋지않거든요. 울 신랑 빚도 많구요. 결혼할 때도 친정 도움만 많이 받았어요.
울 시어머님 경우가 없으신 분은 아닌데 요즘 워낙 답답하다보니 나 몰래 울 신랑에게 아쉬운 소릴 많이 하셨나봐요. 맘 약한 울 신랑 그동안 나 알게 모르게 많이 도와드렸나본데, (우리 생활비는 못가져와도) 두달 전 어머님이 지신 빚 천만원을 갚아드린 후로 지쳤어요. 우리도 이사가야하는데 형편이 안되서 또 은행 대출을 최대로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또 시동생 집까지 경매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시댁에서울 신랑에게 보증을 서달랬대요.
시동생 보증을 서게 되면 우리가 거리에 나앉게 되는건 시간문제거든요. 울 시동생 곧죽어도 최신형 폰으로 바꿔야 하고 고급 브랜드만 써야 하는 사람입니다(차는 그랜저, 취미는 골프..). 자기는 사고만 저지르고 뒷감당은 부모님께 넘기기 일쑤였어요. 이제 부모님이 능력이 안되니 형인 울 신랑몫이 되는거지요.
결국 거절했고, 시댁식구들과 한바탕 소란이 일었습니다. 그후론 시댁에 가려하지 않아요. 얼르고 달래봐도 암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마저 등돌리고 살 순 없잖습니까? 순한 아들이 며느리때문에 변했다고 오해받기 쉽상인 상황인데..
시어머닌 화나셨어도 은근히 큰아들이 숙이고 들어오길 바라는 눈치신데 한달 반이 지나도록 전화 한통 안합니다. 저는 이번일을 모르는 척 아길 데리고 몇 번 갔었는데 넘 난처하고 곤란하더군요. 이런 얘길 하면 울 남편, 그럼 가지말랍니다. 자기가 가봤자 대책없는 일만 해결하라고 요구하신다나요..
부모 입장에선 다같은 자식인지라 제대로 벌이도 없는 작은 아들이 더 맘에 끼시나 봐요.
하지만 무슨 일만 생기면 큰아들에게 기대시려는 시부모님이 넘 하다 싶을 때가 많거든요.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시댁과 등돌리고 살것같은데 전 어떡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