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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선배님들 저좀 도와주세요.


BY lyk0819 2001-11-19

저는 결혼한지 2년차입니다.
무슨말을, 어떻게 먼저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언니처럼, 친구처럼 들어봐주세요..
원래 서울에서 8년정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대전사람인 남편을 만나 연고하나없이 그야말로 남편하나 믿고 대전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다 애낳고 그려다보니 아는사람없이 1년 6개월을 훌쩍 지나버린거 있죠? 주로 집에서 책이나 음악을 많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아기때문에 그것조차 쉽지 않군요. 아기낳기전에 이것저것 배우기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했으면 친구를 만들수 있었을텐데.. 왜그렇게 하지 못했나 싶어요. 결혼전에는 비교적 사교성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거 같아요. 날씨까지 추워져 집밖에 나가는것도 일주일에 서너번정도예요. 그렇다고해서 옆집앞집 아무집이나 초인종 누르고 들어가 친구합시다 할수 없는일이구요. 남편마져 요즘 회사가 바빠 대화할 시간은 몇시간도 안됩니다. 유일한 얘기상대는 아기뿐이예요.

또 한가지 걱정은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럴수 없다는 겁니다.
아기도 어리고 맡길곳도 더더욱이 없으니.. 남편이 규칙적으로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직업이 아니라 교대 근무시스템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5일 단위로 바꾸니 아르바이트도 할수 없는 형편입니다. 재택근무라는 것도 할수있는게 없구요. 그냥 애만 잘 키우면 된다구요? 그러기엔 제가 너무 외롭구요, 경제적으로도 힘이 들어요. 양가 부모님께 손내밀지 않고 저희 힘으로 어렵게 조금의 대출을 안고 출발하였는데 시댁에서 일이 생겨 또다시 금전적이 타격을 안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힘들어도 내색도 못하고 저는 그저 미안한 생각만 드니...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네요. 직장생활 할때는 내가 벌어 쓰면 되는데, 지금은 그런게 안되네요. 시댁식구들도 챙겨야 하고....
이런 얘기도 멀리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얘기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정식구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너무 답답하고 외로워서 여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이라는게 이럴때 참좋군요. 비밀 보장이잖아요?
좀 후련해 졌어요. 많은 조언을 해 주시면 더 씩씩(?)해 질 거같아요.
이제껏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