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해딩이라는 결혼했슴다.
시댁이 힘들어 시댁힘 하나 안빌리고 친정돈으로 결혼했슴다.
친정도 넉넉한 편이 못되서 친정집에 얹혀 살면서 이제 겨우 작은 전세집 얻어 나왔죠.
근데 시댁식구들은 똑똑한 자기 아들, 동생만 믿고 있슴다.
취직한지 일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어제는 친정식구들이 오랜만에 모여 재미있었는데
갑자기 시누딸이 논술을 보러 온다고 전화가 왔슴다.
그래서 서둘러 조카를 데리러 터미널로 가고
밤에 친정엄마가 싸준 반찬들을 가지고 저녁준비를 했슴다.
저 지금 3살짜리 아들이 있고 임신 7개월입니다.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준비를 하는데
(사실 친정에 하루 잘 생각으로 냉장고 정리하고 밥도 안하고 갔었는데) 19살짜리 조카딸 거실 쇼파에 누워서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더군요.
밥먹고 또 그대로 누워 tv만 보구요.
그래요. 어쩌다 왔으니까 그것까진 봐줬슴다.
그리고 오늘 시험이 있는 학교를 물어 물어 2시간만에 데려다 주고
밖에서 기다렸슴다.
시험을 다 본후 친구와 함께 나오길래
조카랑, 그 조카친구랑 데리고 점심사주고 용돈주고 보냈슴다.
근데 그 조카 대단하더군요.
대학에 붙은 것도 아닌데
우리 형편 뻔히 알면서도
cdp를 사달라지 않나, 핸폰은 바꿔달라질 않나(저는 물론 핸폰이 없고 저희신랑 덜렁덜렁 떨어진 핸폰 스카치 테잎으로 붙이고 다님다) 용돈을 이모는 얼마준다는데 삼촌은 얼마를 줄거야.
얼마 있으면 저희 외국에 2년정도 나갈 기회가 생겼는데
그 소릴 어디서 들었는지 외국 가자마자 자기 초청하라는둥
가서 삼촌집에 얹혀 살면서 외국여행이나 실컷하겠다는둥
기가막히더군요.
속으로 그런 생각이 있더라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있겠어요?
성적도 안되면서 굳이 시골에서 서울로 온다는 것도
삼촌집에 얹혀 살겠다는 거예요.
자기부모가 능력이 안되니까(사실 시누가 어렵게 삽니다.)삼촌이라도 자기를 책임지라는 거죠.
저는 뭔데요?
결혼할때도 결혼하고도 도움 준 시댁식구 하나 없는데
왜 내가 그 많은 식구들을 책임져야 합니까?
빠듯한 월급에 매달 시부모 용돈보내드리죠.
시댁식구들 5남매가 하나같이 못사니
행사때마다 부담은 제가 하죠.
애들은 왜그리 많은지 조카들 때마다 용돈줘야지.
친정요?
언니랑 저랑 달랑 둘이죠.
언니는 딸 하나만 낳았으니 친정조카라곤 5살짜리 하나뿐이죠.
친정도 언니도 살만큼 사니 우리집에 보태주면 보태줬지
해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근데 시댁식구들 너무하죠?
개천용하고 사니 너무 힘들어요.
개천용도 개천을 부끄러워한다더니
경우 없이 행동하는 시댁식구들에 신랑도 질렸슴다.
공부는 지들이 못해서 안했으면서
신랑 장학금 받으며 아르바이트하면서 어렵게 공부한 사람입니다.
자기들이 어려우니 신랑 한번 도와준적 없슴다.
결혼할 때 결혼비용으로 하라고 시아버지 3백만원 쌈지돈 꺼내서 신랑 줬답니다. 그걸 셋째 시누가 가졌답니다.
그게 사람입니까?
그것도 결혼후 한참지나서 밝혀졌죠.
신랑하고 셋째 시누만 알았답니다.
신랑은 창피해서 저한테 말도 못했답니다.
그러면서 왜그렇게 당당한지...
잠이 안옵니다. 어쩌면 좋죠?
이 조카가 시작이고 앞으로 줄줄이 이런일이 있을텐데
(서울에 저희만 살거든요)
잠이 안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