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속 좁다.
그래. 당신은 당신 어머니한테 효도하려고 하는데
그래. 나는 아주 못된 며느리다.
매달 5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사는 나는 힘들다.
나는 나를 위해 양말 하나도 못사 신는다.
뭐 하나 살라면 시어머니, 남편, 아이 생각나서
나 아무것도 안 사고 산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 사고 싶은거 다 사고
아직도 멀쩡한 어머니 핸드폰 바꿔드린다고 한다.
그래. 당신은 효자다.
어디가 고장난 것도 아니고 멀쩡한데 그래 당신은
효도한다고 새로 사드린다고 한다.
그래 말해봤자 나만 못된 며느리지!
어머닌 지금 쓰는 번호가 맘에 안드신다고
다른 회사걸로 아예 바꾸라고 하신다.
모르겠다. 왜 내가 이리도 화가 나는지.
조금 있으면 우리 친정엄마 생일인데 그땐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그래. 나 속 좁다.
지금 내 머리속은 부굴부굴 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