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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할 수 없는 마음


BY 곰세마리 2001-11-22

벌써 이년이 되가네요.
2000년 밀레니엄 시대가 열렸다고
사회 모두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을때
시아버님 임종과 연이은 신랑의 임종으로
2000년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울아이들과
내인생의 긴터널은 시작된것 같습니다.
문득 신랑의 부재를 잊고 살다가도
친구들의 결혼식이나 놀이공원에 보기좋게 서있는
가장의 듬직한 모습을 접하면 개울물에 발담그면
숨을곳을 찾는 물고기마냥 내 모습도 벌써
돌구덩이 밑에 숨죽이고 있곤 합니다.

잠안오는밤,
그사람이 보고싶어지면 여지없이 사망진단서를 꺼내보곤 합니다.
T.V한켠에 아들하고 빙긋이 웃고 찍은 사진도 있으련만
현실에 깨어있고 싶어하는 또 하나의 내 몸부림일런지......
어느날 애들 아빠의 유품상자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애 아빠
이름으로 된 통장이 있더군요.
한켠에 "2002년 월드컵 입장료값"이라고 씌여진...
아마 축구를 무지하게 좋아했던 애 아빠를 위해 한푼두푼 모아둔
내 마음이였나 봅니다.
오십만원 가까이 저금된 통장을 바라보며 한참을 울었습니다.
바보같은 사람이라고.....

아직도 내마음속엔 그리움보단 원망이 큰지 그사람이 쉬고있는
벽제에 발길을 못 옮기고 있습니다.
아장아장 기던 딸애가 이젠 달음박질 할만큼 시간이 흘렀건만...
인생의 덧없음을 일찌감치 경험 했으면서도...

덩그라니 우릴 남기고간 그사람이 참 용서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