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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못된 며느리 야단좀 쳐주세요


BY 괴로운 며느리 2001-11-24

저희 시어머니 병원에서 6개월 선고 받고 투병중이십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성심성의껏 모셔야 되는데 제가 왜 이러죠?
어머니가 저한테 고통을 호소하시면 전 자꾸 예전에 섭섭했던게
생각이 나요. 그래서 어머님께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하질
못하겠어요.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저희 어머니 워낙 성격이 차가우신 분이라 결혼후 따뜻한 말 한마디
못듣고 살았어요. 처음부터 같이 살았는데도 별로 정이 없어요.
애기 낳고 친정에서 몸조리 할때도 달랑 전화 한번 하셨고
삼칠일도 안되어
추석명절이라 집으로 오니 시어머니 그 다음날 아침 김칫거리
사가지고 오시데요. 저희 친정어머니 안부전화 하셨다가 김칫거리
다듬는다는 얘기 듣고 엄청 우셨답니다.
시어머니 첫생신때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부른배(임신 8개월)를
안고 생일상 준비 했는데 손님들 앞에서 고급스러운거 한가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나가셔서 낙지 사들고와 사촌 시누이한테
낙지 볶음 하라고 시키데요.
저 하루종일 부른 배에 물튀기며 씽크대 앞에 서 있었습니다.
누구 하나 설겆이 도와 주는 사람도 없구요,
물론 수고 했다고 말씀도 안해주시데요.
그 밖에도 섭섭한거 많지만 편찮으신분 욕되게 하는 거 같아
그만 할랍니다.
잊어 버리고 싶은데 잊혀 지지가 않아요.
어머니 얼굴만 보면 자꾸 옛날일이 생각나서 다가가질 못하겠어요,
정말 괴롭고 미치겠어요,
저 정말 못됐죠? 야단좀 쳐 주세요. 나쁜년이라고...
다 잊어버리고 잘 해드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