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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라 부를수 있겠습니까...


BY 상처받은우리부부 2001-12-01

시아버지는 예전에 건설업을 하시며 크게 성공해 생활비를 쌀자루에 넣어 꺼내쓸 만큼 부자였다고 합니다.
우리 신랑 어릴적 사진보면 대부분 어려웠던 그시절 나비 넥타이 매고
바이올린 콩쿨대회 나가 찍은 사진이며 대충 짐작은 갑니다.
그러던 중 울신랑 하필 고3때 사업이 완전히 망해서 빚더미에 올라 앉고
충격으로 시아버지 귀까지 머시고 신랑 대학 포기하고 그렇게 한 가정이 쫄딱 내려 ?蔓?것입니다.
손윗 시누이 넷에 아주버님 한분 그렇게 6남매에 막내인 울신랑이
스무살부터 직장 다니며 거의 모시다 시피 했답니다.
부모님은 집에만 계시고 혼자 다 생활비를 감당했던 겁니다.그 어린 나이에...
딸들은 출가 외인이라고 아들들에게 떠넘길 줄만 알고 형이라고 하나있는 사람은
한참 놀 나이에 돈 어려운거 모르고 자라 집안 망하자 방황만 하고
장가 들고도 정신 못차려 카드 빚에 여자 문제에 정말 말로 다할수 없는 분입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가 돈 그렇게 많이 갖다 주실때 안 모으시고 몰 하셨는지
집에 쌀이 떨어져서 울 신랑 한참 먹을 나이에 두끼도 겨우 먹고 살았다네요.
형은 망해서 방황하고 울신랑은 묵묵히 일만하며 부모님 모시고 살고..
결혼식 할때도 시어머니가 신랑한테 음식값하게 돈달라고 하시고 예단비며
일체 모든 경비도 부모님께 일원 한푼 안받았습니다. 뭐가 있어야지 받지요.
제게 시어머니가 그래도 쌍가락지 3돈은 해주시대요..
그것도 울신랑 주머니에서 나간거지요...

그런 분위기 속에 시집온 나...
신랑의 그 착실함과 일편단심 나만 사랑하는 거만 믿고 왔습니다.
시집올 때부터 살고 있는 이 집은 신랑이 컵라면으로 점심 때우며
어렵사리 마련한 4000만원 짜리 전세집이었지요.(결혼 전엔 단칸방서 살았었다고 합니다.)
집이 좁고 답답해도 신랑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부모님 도움 하나 안받고 살아온 그가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집은 아버지 이름으로 계약을 했고 시부모님 모시고 그렇게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무지하신 시어머니와 사업실패이후 잔소리가 병적으로 심하지셨다는 시아버지 모시고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 많은 제사에도 한번 안오고 결혼식날 얼굴 한번 본 형님과 아주버님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는 부모님을 모시겠으니 아버지 앞으로 된 전세금을 달라고 하시대요.
이름만 아버지껀데...아주 당연하게 말입니다...아버지 꺼니까 분가 한단 생각갖고
그돈으로 따로 전세 사나, 그 돈 아버지 주고 이집에서 사나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갑자기 효자라도 된듯 자기네가 모시는게 원칙 아니냐며.....
부모님 모시려면 집도 옮겨야 하고 가구도 해야한다는 등 아주 그럴듯한 얘기들로 우리를 설득 시켰지요.
이미 권위 없어진 부모님은 '장남하고 살아야 남들이 흉 안본다'며
오히려 좋아하시는 거였어요.
울 신랑 기가 막혔지만 형제이고 부모라서 어쩔수 없어하는 눈치였지요.
그렇게 해서 부모님을 전세금과 함께 모셔갔고 저는 때아닌 천국을 만나 분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살던 집 그대로 살면서요.
그러더니 이사도 안하고 그대로 살면서 도대체 돈을 어디다 썼는지 알수가 없더니만
그게 다 아주버니 빚막음으로 나간거란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두부부가 머리를 쓴거죠...부모님 모시는 척하고 우리 전세금 빼내려고...
우리 부부는 모르는 척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 따질것도 없고
이미 손에서 나간 돈 아까워 해봤자니까요.
울 신랑도 형이니까 한번은 도와준 셈 친다 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또 다시 아주버님이 찾아았습니다.
신랑에게 2000만원만 대출해 빌려 달라더군요.
너무 급한데 아주버니가 신용이 안좋아 대출할 데가 전혀 없다면서요..
꼭 그럴땐 부부가 같이 와서 말하더군요. 말발 쎈 울 형님을 대동해서...
바라지도 않는 이자 얼마를 꼬박꼬박 내겠다고 단단히 약속을 하더라구요.
울 신랑 하나밖에 없는 형님 돈 꿔주는데 차용증 같은 거 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빚 싫어하는 울신랑 대출 안하고 우리가족 아껴쓰며 3년째 붓던 적금 깨어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빌려준 돈 2000........
첫달 이자도 구경 못해보고 아주버님 행방불명 되고
여우같은 형님이랑 조카는 살던 집 전세금 챙겨 자기네 친정 가고
우리 늙으신 시부모님...
우리집에 다시 올 염치 없다며 그길로 친척들 많이 사시는 시골로 내려가셨습니다.....

우리 신랑 그동안 모은 돈들 다 아주버니 X구멍으로 들어가고
남은 거 하나없는데 둘 다 똑같은 자식이라고 부모님은....
그런 사기꾼 같은 것도 자식이라고 우리에게 형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말만 하십니다.
우리 신랑....스무살때부터 일해온거 하나 남은 것도 없이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컵라면만 먹다가 밥한술 말아 먹게라도 되면 그렇게 행복했다던
우리 신랑....그렇게 살았는데.....
울 신랑 입에서 어제 처음으로 형 욕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 그것도 형이라고....."
이젠 울신랑 처자식만 보고 살겠답니다.
형제고 뭐고 안보겠다고 합니다.
세상은 왜 착한 사람을 악하게 하는 건지요....
그런걸 형제에게 당한 분들도 있답디까....
정말 가슴 답답하고 미치겠습니다.
억울하고 아깝고 우리가 바보 같고 어떻게 살아야하는 게 옳은 건지
요즘은 정말 사람들이 무섭고 싫으네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