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8

형님이 둘째를 가지셨다


BY 초코칩 2001-12-04

우리 형님이 둘째를 가지셨다. 어머니께 말씀 전해듣고 너무 기뻐서

바로 전화드렸다.형님은 기쁜맘보다는 둘째는 아들이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고 임신에 대한 기쁨보단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계

셨다.우리형님 종손며느리이시다. 첫째는 아주 개구지고 활달한 예쁜

딸이다.형님과 난 동갑내기다.우린 연애로 시댁의 반대하는 결혼을 했

고 형님은 중매로 시댁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결혼하셨다. 결혼후 형

님은 곱게 자라 일이 익숙하지않아,바로 아기가 생겨(밤낮이 바뀐아기

),아주버님이 자리를 못잡으셨을때라 무지무지 힘드셨다.시어머님의

태도도 180도 바뀌셨었다. 난 둘째며느리로 맞벌이하고 있었고 손이

워낙 빨랐고 눈치는 직장생활로 단련되어있었다.시어머니의 사랑을 많

이 받았다. 이땐 모처럼 쉬는 휴일이나 명절 나 혼자 다일해야했기에

형님에 대한 마음이 별로 우호적이진 않았었다.그러나 나도 애기를 낳

고 길러보면서 형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우린 라이벌이 아니

라 동지였다.명절날 형님께 편질 드렸다. 그간 내 속마음은 이러했는

데 너무 죄송하다고 ....진짜로 죄송했다. 그후 우린 친구같아졌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양쪽집아이들 모두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애들

이라 따로 만나거나 전화는 없어도 명절이나 제사때면 한쪽에서 어머

니와 남편들 흉(?)도 보고 같이 쇼핑하고 가까운호수에 가서 보트도

타고 파파이스에 가서 세트도 시켜먹고 집에올땐 다른세트포장해오고

(형님댁은 이런 매장이 없는 지방이라 시댁이나 친정에 드릴때면 너무

좋아하신다)...그런 형님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둘째를 가지셨는데 기

쁨보단 걱정이 앞서시니 참 가슴이 아리다.어머니도 그러신다. 이세대

에서는 형님내외분이 편해지기위해서라도 아들이 필요하다고...시간이

흐르면 아주 많이 흐르면 호주제도 폐지될거고 그에 따른 지나친 남아

선호사상도 줄어들거라 생각된다.물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야겠지만

....근데 새 생명을 기뻐하긴보단 이런저런 생각에 답답할 형님이,그

런 사정을 뻔히 알고있으면서도 방법이 없어 그냥저냥 불필요한 말을

하게 되는 내 자신이 무진장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