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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싼단 마눌데불고 밤새 손이 발이되두록 빌고또빌었다아이가?


BY 둥굴레 2001-12-09

울마눌 어젯밤 미사리감 다리몽둥이분질러버린다캤더만,
미사리안가고 얼라 감기걸린다꼬 불바람나오는선풍기사와갖고
일찍 왔씁디다.(그래서 "미사리가 날 울리네"를 삭제하게 되?弧侈?

고맙기도하고 반갑기도해서 한마디한다능기 또 불씨가 되야갖고
여기저기 불난리가 나고 사네 몬사네 함서 보따리싼다꼬
언년 떼불다 잘살아보라꼬 배터지게 잘쳐묵꼬 기름지게 잘살아보라꼬
그년한테 쪽팔린다꼬 냉장고까정 다 끄집어냄서 ??은음석 버린다꼬 함서
얼란 왜 조지능겨? 난 이핼 못하겄네 울 마눌 열받음 늘 얼라 조져대는디....
내 가심이 찢어진다카이
얼라한테 조지는디 (썩은음식 갖다버리라꼬) 한 고무다라이 꺼내노쿠
내는, 썩은음석 한고무다라이 오밤중에 내다버림서 언놈데려다 살란지
모르지만서두 내처럼 오밤중(새벽2신가3신가)에 썩은음석갖다버려줄넘
은 나밖에 없을끼다.
새남편잘보구골르그래이... 골라두 내보담더잘난넘골라야제....
암 그래야제..... 20년을 이가난뱅이냄편만나 고생했음됐지 안그런가?
앞으론 잘난넘 돈많은넘 잘생기고 훤칠한넘 만나야제 암 그래야제 함서
불을 질렀지라.............

울마눌 불남 한성질하거드요.
그래 이판사판공사판인디 보따리싼다는디, 그래 니죽고나죽자카고
주먹은 쓸수없고 오직 쭉째진 쥬디로만 밤새 까불고별짓다했다아입니까?
울마눌 급기야는 열받을대로받아갖고 여기저기 친정식구들한테 전화하고
생 난리부루스를 춥디다.
아쿠 이제 장인어른 장모님, 처남에 처남댁에 처갓집식구들 명절전에 당장 오늘새벽에 울집에 모두 몰려와서 난리난리생난리 나겠구만
오사마빈라덴 폭탄테레 저리가라겠구만
그래 찢어지는 마당에 여기저기 작별인사하느라 전화질하능기보다
한꺼번에 몰려와 한마디로 작별인사 그래 간단하구좋쿠나 지화자절씨구
근데 이기 장난아입디다.
20년살고 찢어진다는디 와이리 해골이 복잡해지능겨
이혼소송내야제....위자료줘야제.....얼라챙겨야제........
당장 낼아침밥은 누가해묵꼬 빨랜누가하고.....이기 생각해보이 장난
아이라예
그래 잠시 고민하는척하다가 맴을 단단히 묵꼬 손이발이되두룩 빌고또빌고
밤을 꼬박 새웠다아입니까?
그래 잘 생각해보그래이...내 무조껀 잘못했다아이가.....
니 딴데가서 고생하능기무섭지안타....내한테20년고생한기 아까워서리....
니는 아깝지안나? 20년고생이 아깝지안나? 잘생각해보그래이....
나보다잘난넘 흔치안타...니 눈뒤비집고 길가다가도 잘 살펴보그래이..
내 잘났단기도 아이고 니 못난단기도 아이고 잘살아보자꼬 한 짓인데
결과가 이리되고 보이 차암 안됐지만서도 우짜겠노......
니 앞날에 조은 일만 생기겠꼬롬 빌어야제 아암 빌어야제.....
울마눌 조아하는 포도주 한병 갖다노쿠 한잔씩 나눠 마심서 이별주다
한잔하그래이 함서

우리 옌변에선 20년묵은 부분 부부도 아임다.
100년묵은 과분 명함도 못 내밈다.
700년 묵은 과부정도 돼야 과부로 침다 해 감서
잘생각크라, 니 20년가꿔논집 이제사 먹고살만한해졌고 더조은세상만 남았는디
언년이 와서 그호강 다받을틴디 니 아깝지도안나? 이바보멍텅구리야..
니 열받음 꼭 하는소리있지?
내머리 돌머리라꼬...그래 니 내한테 돌머리락캐노쿠 그리도 머리가
안 돌아가나 말이다.
그란디 꼼짝도 안턴 울마눌 그말에 누그러졌지라.
니 아깝지도 안나? 20년 고생한기가? 언년이 하루아침에 차고들어와
호강하는 꼴 가만히 앉아서 볼끼가?
새벽 4시가 넘고 잠은 자야되는디...........
우쨌든 9회말 연장 14회까지 가서야 이 부부쌈은 끝이나고 말았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