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견디기 힘든건 힘든 직장일도 피곤한 몸도 시집살이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일 견디기 힘든건 남편이 제편이 아닐때인거 같아요.
남편은 한마디로 꽉 막힌 그런사람은 아닙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면서 크게 속섞인 일 하나 없었고 뭐든 잘 얘기하면 논리적으로 잘 알아듣고 맞벌이 하는지라 집안일도 같이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부모님 일앞에서는 사람이 변하더군요.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언제나 부모님과 제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잘해 주었죠. 그래서 결혼하고 얼마전까진 시부모와 저, 아무 문제없이 잘 지냈고 저 또한 시부모 복이 있다고 여기면서 살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시부모님이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생기더군요. 뭐든 저의 희생을 강요합니다.(물론 남편은 저보다 더 부모님께 헌신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남편처럼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막말로 자기 부모지 제 부몹니까?
저는 맞벌이 하면서 매일매일 저녁마다 부모님 찾아가 뵙기도 싫고 매주 토요일마다 시댁가서 자고 월요일날 바로 출근하는것도 싫습니다. 저의 생활은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겨울잠바 하나 사러나갈 시간도, 머리자르러 갈 시간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 나름대로 열심히 하며 참았습니다. 시부모님이 편찮으시니 도리가 없었지요. 저도 남편 이해할려고 노력하며 열심히 했습니다.
(정말 사람 망가지는거 한순간이더군요. 몸이 너무 피곤해서 생리도 끊기고 얼굴은 부시시하다 못해 난생처음 여드름이 얼굴전체에 나더군요)
근데 이제는 시댁에 들어가서 살자 합니다... 저 정말 죽어도 그러기는 싫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해 우리 시부모님... 편안 성격은 못됩니다. 너무 꼼꼼해서 탈이지요. 같이 있으면 사람 돌아버립니다. 걸레질 하는거 하나하나, 빨래 돌리는거 하나하나, 물마시는거 하나하나, 옆에서 참견하십니다. 물론 악의를 가지고 하시는건 아닙니다. 그러기에 지금까지는 참았지만 같이 살면 저 정말 돌아버릴거 같습니다.
남편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긴 하나... '자식이 부모님께 효도하는것은 당연한거다' 라는 대의명분 앞에서는 저의 어떤말도 통하지 않더군요...
요즘 참 많이 싸웁니다... 하지만 저의 어떤말도 남편귀에는 꼬깝게 들리나 봅니다. 아무리 대화를 나누고 나누어도 '부모님께 효도'라는 진리중의 진리앞에서는 할말을 잃고 맙니다.
나중에 저의 친정부모님도 아프시면 당연히 지금과 똑같이 할거라는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저 맞며느리 아닙니다. 형님은 이미 시부모님 성격에 두손두발 다들고 연끊고 산지 오랩니다...
꼭 맞며느리가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 혼자만 이렇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니 너무 억울합니다. 저도 연 끊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러면 남편과 이혼을 해야겠지요...
남편은 자기가 다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집안일이건 뭐건... 그말은 믿습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으니깐요.
그치만 전 너무 싫습니다. 제가 못되서 그런건가요? 답답합니다.
같이 살게 되더라도 시부모님께 밉보이는거 시부모님께 혼나는거 하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시선이 무섭습니다. 너무나 냉정하고 논리적입니다. 남편이 조금이라도 저를 먼저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저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며느리들은 자기자신이라는 주체를 포기해야만 하는것인가요?
처음으로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중입니다. 설령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저만 나쁜년이 될테지요... 시부모 모시기 싫어서 이혼까지 한 독한년... 전 너무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죽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