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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안지내도 될까요?


BY 아빠제사 2002-01-17

부모님은 오래전에 이혼하셨습니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남동생과 저는 고아나 다름없지요.
엄마와는 전화연락만 가끔 하고있어요.
외국에 계시거든요.
추석이 지났고 이제 설날이 다가오네요.
그때 차례지내고나면 한달후쯤 아빠의 첫 제사가 있어요.
동생과 어제 저녁 의논을 했는데 (거의 일방적인 제 생각이지만)
일년에 추석/설 명절 차례만 지내고 이번 첫 제사를 좀 신경써서
지내드리고 내년부턴 기제사를 지내지말자구요.
저야 언제가 될지 몰라도 결혼해버리면 남동생 혼자 남잖아요...
동생도 결혼이란걸 하게 될텐데 고아나 다름없는 우리집에 들어올
미래의 올케에게 애초부터 힘들게 할 싹을 남겨주고 싶지않고
더 솔직히 말하면 내동생이 한집안의 장남으로 무거운 어깨로
살지말고 책임감을 벗고 홀가분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저나 동생이나 일년에 제사를 열두번씩 지내는 유교사상에
쩔어 살다보니 변화아닌 개혁을 하고싶고, 실천하려고 맘은 먹었지만
막상 그러려고 맘먹은 지금은 왠지 못할짓 같고 그렇습니다.
아버지 장례때 친척들의 괘씸한 행동들 때문에 거의 인연을 끊고
우리 남매만 오붓이 살고 있어서 친척들에게 잔소리 들을 걱정은
없습니다.
심지어 고모 삼촌들까지도 살아계실때만 형님이고 오빠더군요.
고아된 조카들이 불쌍해서라도 쥐꼬리만한 유산뺏으려고 눈벌겋게
난리안칠텐데....

아, 말이 다른데로 새버렸는데요... 인생선배 언니들께 여쭙습니다.
아버지의 제사를 첫 기제사만 지내고 다음부터 안지내도 후레자식(?)
이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지요.
전혀 모르는 날로 넘어가려는게 아니라 동생과 둘이서 제삿날이 되면
아빠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한가지라도 저녁상에 올리고 같이 밥먹자고
했거든요.

휴...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씩씩한 척 살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눈물이 조금 나네요 ^^
조언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