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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안내는 남편, 숨막힌다.


BY 불면증 2002-01-19

남편은 짜증을 안낸다.
물론 사람이니까 아주 가끔은 성질돋친 말을 하기도 하지만
무척 드문 일이다.
결혼한지 5년이 되었지만 짜증섞인 말 들은게 몇번 안되니까.
욕도 안하고 화도 잘 안낸다.
이렇게 얘기하면 무지 좋겠다고 하겠지?
그래 좋을때가 많았다.
하지만 난 지금 그것때문에 숨이 막힌다.

남편은 자신이 자제력을 발휘해 짜증을 안내는 만큼 내게도
똑같은 걸 요구한다.
내가 짜증을 내면 왜 그게 짜증내면 안되는 일인지 이성적으로
설명한다.
짜증이라는게 이성적인건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사람이기에
감정이 앞서고 사람이기에 불완전하니까 짜증나는거 아닌가?
근데 남편은 짜증내는 날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짜증을 자주 내냐면 절대 아니다.
1년에 몇번 안되고 절대 길게 가지도 않고 남편이 넓은 아량으로
조금만 받아주면 금새 사라진다.
신혼땐 심하게 화를 내도 잘 받아주더니 이젠 신혼이 아니라
그런지 아주 사소한 짜증도 참지 못한다.
말을 듣다보면 다 내가 잘못한거고 인내심이 없는거고
생각이 짧은거라는 결론이다.

그래서 우린 잘 안싸우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말도 못한다.
오늘 아주 사소한 일로 난 감정이 좀 상했고 약간 신경질을 부렸다.
그랬더니 이성적으로 잘 생각해보면 전혀 짜증낼 일이 아니고,
이해가 안간다고 한다.
나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고, 나도 사람인데 그럴수 있는거 아니냐고
해도 말이 통하질 않는다.
정말 미치겠다...

나도 사람이다.
자기 생각해서 하고 싶은 말 다 안하고 산다.
배려? 많이한다. 자기도 그걸 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내가 화 비슷한것도 전혀 안내길 바란다.
물론 남편도 나에 대한 배려를 많이하기에 나도 이해를 많이 하는
거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어찌 서로가 꼭 맘에 들수가 있을까...
정말 답답하고 숨막히고 어떻게 저리도 자기생각만 할까 싶다.
난 열받아서 머리 아픈데 자긴 잠만 잘 잔다.
큰소리내고 싸우고 싶어도 집에 어른이 있어서 싸울수도 없다.

언제나 잘나고 이성적이고 자제력 강한 남편아...
너도 항상 그런거 아니면서 왜 내가 항상 그러길 바라니?
숨막힌다.
애들만 아니면 어디로 가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