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힘없이 무너지려고 합니다.
3년전 남편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여자 후배와 사랑을 했습니다.
바람이 아니고 사랑이라고 그가 그랬습니다.
그녀의 카리스마가 어저고 저쩌고...
6개월이나 지나서 알게된 저는 한동안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얼마나 방황을 했었는지 모릅니다.
겨우 겨우 힘을 차려 18개월된 딸아이를 업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둘의 관계는 2000년 6월쯤에 남편의 퇴사로
일단락이 났고 그 사이에도 핸드폰 통화, 또 몰래 만나는 일 등으로
서너번 크게 다투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최종적으로 작년 10월
앞으로 다시는 내 눈에서 눈물 나지 않게 하겠다는 말을
선언했고 저도 그 때 일은 입에 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늘 우연히 진짜 본의 아니게 남편의 실수로
자기 노트북을 실행시켜 놓은 채 출근을 해서
제가 로그 아웃 시키려는 데 새편지 알람이 울렸습니다.
그 여자였습니다.
까무러치겠습니다...
99년부터 여태까지 메일을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지난 연말 입원했을 때
회복 과정에서 심심하다며 노트북을 병원에 갖다 달래서
준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서로 메일을 나눈 게 장난이 아니네요.
믿고 맘을 놓고 있었는데..
가정적이며 온화한 제 남편은
그녀에게도 너무 자상하고 따뜻한 애인인가 봅니다.
온 몸에 기운이 쭉 빠집니다.
남편의 마음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제 마음이 너무 쓰라립니다.
너무나 외로워지는군요.
남편에게 따져 묻고 의심하고 추궁하는 일에도
이제는 신물이 나서 하기도 싫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정말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직장일에 힘들지만 다음 달 쯤 둘째를 시도해 볼까
마음 먹었던 제가
너무 어리석게 여겨집니다.
자식이 둘이 되면 뭐 하겠습니까?
남편 자식 하나 안 낳아도 남편 영혼을 가진
그 여자가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이제 남편 품을 떠날 채비를 하려고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남편 위해
사골곰탕을 어제밤 내내 고아댔던 제 자신이
우습군요... 후훗
떠나자..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