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다녀왔다.
폭설에 도로사정도 안 좋고 시어머니 눈치보며 어렵게 결정내린 일이
었는데 안 다녀온 것만 못하다.
지난 크리스마스때 세집 식구들과 스키장에 갔었는데 임신 7개월인
나는 그다지 재미있거나 신나지 않았다. 그래도 시집살이를 하는 나는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시집의 그늘에서 조금은 벗어난 평안함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이번에 신랑이 자꾸 가자고 해서 길을 나섰지만 가기 전에
분명히 나의 의사를 밝혔다.
지난번처럼 콘도에서 밥이나 해주고 하루종일 혼자 있는 것은 싫으니
다른 게획을 잡으면 가겠다고.
모르시는 분들은 자주 놀러 다니니 배부른 투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
지만 우리는 신랑의 일의 특성상 여름휴가는 거의 가지 못하고 겨울에
휴가를 가곤한다.
어쨋든 내 몸도 그렇고 지난 번 스키장에서 나흘동안 그렇게 하고
싶어하든 스키도 실컷 탓으니 이번에는 설악쪽에 머물면서 워터피아에
서 온천이나하고 낙산사 정도 둘러보고 먹고싶은 회도 먹고 눈싸움도
하고 단촐하게 식구들끼리 지내고 싶었다.
17일에 출발하여 가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밤이되자 신랑은 여기
저기 전화를 하고 결국에는 18일은 스키를 타러 가야겠다는 것이다.
19일에 집으로 돌아가야하니까 나는 연락한 사람들과 19일에 같이 만
나서 스키를 타고 18일은 나와 같이 지내는 것이 어떠냐고 몇 번씩이
나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도 한번만 봐달라는 식으로 19일은 같이 보낼테니 내일 꼭 스키
를 타야한단다.
아이도 하도 원하고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설악에서 용평까지 스키를
타러 꼭 그렇게 가야하는지 마음 한구석이 정말 답답했다.
그런데 더 짜증나는 일들이 벌어졌다.
예약한 콘도가 하루뿐이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하는 것이다.
항상 말로만 일을 해놓고 아침 일곱시에 차도 갖고 자기는 스키를 타
러 간 것이다.
정말이지 너무너무 화가 났다.
배부른 임산부가 그많은 짐을 들고 숙바지를 옮겨야하는 처지라니
그리고는 이사람 저사람 전화해서 설악쪽으로 오라고 해놓고...
할 수없이 여행사에 연락해서 다를 콘도를 잡고 걸어서 그곳까지 이동
을 하고 너무 답답한 마음에 혼자 바닷가에 버스를 타고 나갔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든 내 마음이 어떤 한계에 부딪혔다.
몇 번씩이나 19일은 우리 식구끼리 바람쐬고 재미있게 보내자고 하더
니 스키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우리 차에 다 싣고 돌아왔다.
그럼 결국엔 다음 날도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하는 말이 혼자있어도 심심하진 않았겠다고...
정말이지 너무너무 속상하다.
내가 너무 양보하고 항상 신랑한테 맞추고 살아줬더니 이렇게 밖에
안 돌아오나 싶었다.
그리고 19일 아침 용평으로 가서 지들은 실컷 스키타고 오후에는 사람
이 많아서 돌아가야겠단다.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는 않아도 최소한의 배려정도는 있어야하지 않을
까.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살면서 잃었던 울음을 도로 ?았다.
결혼8년차에 시어머니한테 질리고 시집에 데어서 더이상 쏟아낼 눈물
이 없는 줄 알았다. 웬만해서는 눈물도 나지 않았고 이제 진짜 엄마,
아줌마가 된 것처럼 여겨졌다.
그랬는데 왜이리 서러운지 .....
내가왜 속초에까지 가서 낯선 그곳 바닷가에가서 혼자 있어야하는지
그럴것 같으면 나를 왜 데리고 갔는지
자기 재미있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할것 같으면 혼자 다니지 나는 밥
해주고 짐챙기고 다른 식구들까지 신경쓰게하려고 데리고 간 건지
솔직히너무 속상하고 화가나고 그리고 자꾸 눈물이 난다.
그러면서 마음 한곳에 내가 만약 지 애인이라면, 마누라가 아니고 지
애인이라면 그렇게 혼자 두었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런 사람을 믿고 사는 내 자신이 더 못났다는 생각도 들고.
그그런데 자꾸 눈물이 난다. 자꾸자꾸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