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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편...도움좀주세요


BY flayman 2002-01-21

이렇게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해도될까 싶었지만
너무 속이 상한 나머지 누구에게라도 얘길 하고 싶어
이렇게 적어봅니다.

회사에서 남편을 만났고 그때 저는 21살,
남편은 8살 연상인 29살이었죠. 부모님이 많이 반대했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2년 반을 사귀다 허락을 얻어 결혼했어요.
결혼 해서도 같이 맞벌이를 했는데 둘 다 늦게 끝나고
밤샘마저도 잦은 직장에 다녔어요.
그러나 꿈같은 신혼은 '남편이 퇴근하면 방금 끓인 찌게를
내놓는것'이라고 착각했던 저는 집안살림도 게을리하지 않았어요.
저도 힘들었지만 남편이 더욱 힘든것같아
잠을 깨우는 것도 미안해했고 주말엔 남편의 손톱마저 깍아주고
맛사지도 해주고...

결혼한지 2년만에 아이가 생겼어요.
4개월쯤부터 임신중독 증세가 와서 퇴근해서 집에오면
다리가 퉁퉁 부어 걷기조차 힘들었지만 회사는 계속 다녀야했어요.
그때 남편은 직장을 쉬고있었거든요.
출산을 하고도 아이는 친정에 맡기고 다시 직장에 다녔어요.
퇴근을 하면 아이를 데리고 와서 젖병을 씻고 빨래를 삶고
설겆이를 하고... 밤에 집안일을 하다보면 눈꺼풀이 무거워서
졸면서 일을 했어요. 아이가 울면 계속 안고 재우고 다시 일하고... 그 동안에 남편은 뭘 했냐구요?
한쪽 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었죠. 도와줄 생각은 않고
말로만 '그만 하고 쉬어'하면서요. 제가 집안일을 끝내고
쉬려고 하면 남편은 손톱깍기를 들고
손톱을 깍아달라며 제게 오더라구요.

너무 화가 났어요.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더라구요.
크게 싸운건 남편이 비디오를 빌린다고 했을때
제가 애봐야지 볼 시간이 어디있냐고 했죠.
그랬더니 자기한테 PC방에도 못가게 하고 비디오도
못빌리게 한다고 화를 내더군요. 화낸 이유가 단지 그거였어요.
남편은 집안일 하나 도와주지 않고 아이랑 놀아주는 시간은
하루에 5분도 안되었어요. 집안 모든게 제 일이었어요.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남편은 몇달간 계속 말렸어요.
어쩔땐 도리어 화를 내며 제게 한심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놀고싶냐고... 남편은 집안일을 노는 것으로 아니까...
결국 친정 엄마가 아이가 올돼어 못보겠다고 두 손을 든 다음에
제가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그때 아이는 10개월이었죠.
남편은 또 이런말도 했어요. 다들 외할머니가 다 봐주는데
장모님만 유독 그런다고... 그때 제 친정엄마는 아이때문에
허리를 못쓰는 지경까지 갔었는데도요.

이젠 아이가 14개월이 되었어요. 그리고 어제 일이죠.
일요일이라 남편은 또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었어요.
아이의 빨래를 삶아논터라 잠깐 아이를 봐달라고 했죠.
스타를 2판만 더하고 봐준다길래 기다렸어요.
2판이 끝나고 욕실에서 삶은 빨래를 헹구는데
아이가 욕실 문을 두드리면서 엄마, 엄마하고 우는거예요.
한참을 울길래 이상해 문을 열었더니
아이와 놀아준다던 남편은 집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요.
저는 '잠깐도 못봐주냐'고 화를 냈죠.

그리고 저녁때 남편은 낮잠을 잤고 아이도 자고 있다가
깨어서는 제게 밥을 달라고 찡찡거리며 조르더군요.
급히 아이의 밥을 준비하는데 아이가 식탁 위에 있던
컵을 떨어뜨려 깨뜨렸어요. 손잡이가 조각조각나서
사방에 흩어져 있었어요. 자고 있던 남편에게
'컵 깨졌으니 애 좀 보라'고 맡겨놓고 청소기를 가지러갔는데
아이가 식탁밑으로 걸어오고 있는거예요.
너무 놀라서 '애 보라니까 뭐 해!'하며 소리쳤더니
남편은 도리어 더 화를 내며 '나보고 어쩌라고!!!'하더군요.
오늘따라 자기한테 왜 짜증이나며 주말에 집에 있지 않을거라더군요.
말싸움을 하다가 제가 아예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안들어올 거라고 화를 내며 나가더니 몇시간후 다시 들어와선
또 스타크래프트를 하더라구요.

남편 맘이야 그랬겠죠. 격무에 시달리다보니 주말엔 쉬고 싶었겠죠.
하지만 제가 집안일을 시킨 것도 아니고(제가 회사를 그만둔
후부터는 남편이 하는 집안일은 쓰레기 버리기 뿐이었음)
몇 시간 아이를 맡긴것도 아니고 단지 5분정도 봐달라는 거였는데도
그것조차 거부했어요.
남편은 제가 회사를 그만둔 후에도
'아는 사람이 회사를 차리니 거기 다녀라'고도 하고
아르바이트 꺼리를 종종 가져와서는 나가서 하라고 강요했고
집에 도둑이 들어서 겁에 질려 있던 저에게
'집에 있기 무서우면 직장에 나가라'고까지 했어요.

맞벌이... 그거 누구 좋으라고 해야합니까?
집안일... 그걸 노는 거라고 생각하는 남편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