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9개월 된 아이가 다쳤던 일이 생각나서 잠이 안온다.
속상하고 속상하다.
생각이 자꾸 난다.
애가 다름도 아닌 얼굴 여린 살에 피멍이 들도록 찧었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싶어 너무 속이 상하고
또 다쳤을 때 놀란 아이를, 제대로 진정을 시켜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여간 안타깝고 속상하는 것이 아니다.
애 울음소리가 심상찮아 얼른 안고 달래는데,
내가 애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했을 때 애 아빠가 애를 안아갔다.
자기가 달래려는 것도 아니고
시누이에게 애를 주려고 그런 것이다.
애가 울어서 정신도 없는 데다 남편의 행동이 너무 뜻밖이라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남편은 애가 시누이에게 안기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했다.
아까도 어이가 없었고 지금 다시 생각하니 화가 난다.
나는 애 엄마다.
어떤 애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을 찾는단 말인가.
지금 애가 놀래서 나는 정신이 없는데
애 아빠는 애 상태를 자세히 살펴 볼 생각 전에
어떻게 그런 바보같고 한가한 생각이 들었단 말인가.
애 울음 소리만 들어도 뭔가 심상찮다는 느낌이 바로 왔는데 말이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 아이가 시누이가 왔는데도 울지 않고 잘 놀았던 건 사실이지만,
며칠 전 친정 부모가 오셨을 때도 그랬었다고 내가 분명히 말했었는데
남편은 애가 고모를 엄마만큼 좋아한다고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그 소동에 애 상처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얼마나 아프게 다쳤는지 알지도 못하고
진정도 시켜주지 못하고 아이는 놀란 상태로 계속 울고...
결국 한참만에 내 품에 다시 돌아와서야 겨우 울음을 멈췄다.
그제서야 애 얼굴에 난 상처를 제대로 발견한 나는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사실 애가 다치기 좀 전에
누워서 물이 담긴 플라스틱 아기컵을 빨다가 흔들다가 하는 아이가 좀 염려스러워
내가 "아가야, 컵 꼭 쥐어." 라고 했는데
그 말을 받아채듯이 시누이가
"저러다 찧어야지."라고 한 것이 내내 기분 나쁘고 마음에 걸렸었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시누이는 조카를 예뻐하고,
무슨 악의가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다.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 그런 말투였을 따름이다.
첫아이를 둔 엄마인 내게는 거슬리는 거지만...
암튼, 공교롭게도 시누이의 그 말이 있은지 잠시 후에 벌어진 일이고 보니
나는 어리석게도 시누이가 원망스러웠다.
그런 내 마음을 전혀 모르는 남편이 다친 애를 고모에게 안겨줬으니 내 마음이 어땠겠는가.
잠이 안올 만큼 맘도 아프고 기분도 좋지 않다.
거기다가 남편은,
나는 마음이 너무 아픈 그 와중에
"괜찮아!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
호기롭게 외치기까지 했다.
내가 그렇게 마음이 아픈데 그렇게 말하는 남편을 보니
아이 키우면서 처음으로 이질감이 들었다.
시누이가 간 뒤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남편은 미안하다고 그랬고..
나도 괜찮다고 하고 넘어갔는데,
자려고 누우니 새록새록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온다.
남편에게 조목조목 이 말을 하면
남편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오히려 화를 낼 것 같다.
내 생각에도 내가 좀 예민한 것 같다.
그러나 정말 속이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