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76

아이 없는 명절을 보내면서


BY 창의 2002-02-09

정말 설이 시작되는 주말이네요.

너무답답하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사람도 없어 그냥 적어 봅니다.

결혼한지 5년이 넘어갑니다.
이젠 주부타이틀에 익숙해갈 그런 시기인데,
아직 아이가 없어 마냥 처녀같은느낌입니다.

결혼하면 보통은 3년안에 첫아이의 탄생을 가족의 기쁨과
소중함을 알아가며 부모에게도 더욱 효도를 하려 마음먹지요.
사랑스런 아이가 있는 분들은 잘 못 느끼지요.
명절이 지긋지긋해도 이런 기분은 잘 모르죠.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마음에서 병원 문을 두드렸어요.
불임부부라는 사실을 처음 안것은 2년전부터였어요.

처음엔 그 희박한 퍼센트속에 속하리라는 사실을 부인했고,
다시 희망이란 단어속에 사로잡혀 1년이란 시간을 병원을 전전하며
검사를 받았어요.

역시나 1%의 희망도 없는 남성불임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여자가 더 2세에 집착하는 편인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있어요.

하루종일 울어도보고, 못 마시는 술을 하루종일 마셔도 보고
슬픔을 잊는 방법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밖으로 나가면 더욱 행복해보이는 가족이 더잘 눈에띄고,
TV에서도 언제나 가족 중심의 모든 드라마, 뉴스, 이야깃거리가
즐비해 더욱 힘든 생활을 하면서 보내고있어요.

이젠 명절입니다.
친척들이 모이는 곳에 언제나 저만 아이가 없어요.

아직은 모든 친척들이 남편이 불임인 사실을 몰라요.
모두들 제가 욕심이 많아 대잇기를 거부하는 줄 알지요.
모르는 집안 어른들은 제가 얼마나 밉겠어요.

또한 이 사실을 모두 아는 시어머니께서 언제나 쉬쉬하고,
오히려 시험관아기인 인공수정하는걸 시댁어른들이 결사 반대입니다.
자신의 입장과 아들이 주의로부터 어떤 소문에 휩싸일까봐

이젠 시댁식구도 모두 만나기 싫고, 친정식구도 만나기 싫어요.
이 두려운 명절과 대인 기피증을 어찌하면 좋죠?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입양문제를 꺼냅니다.
전 20년동안 보육원같은 시설에서 봉사활동도 했어요.

옛말에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면 아이가 생기지않는다'는 말이있다기에 어리석게도 믿게되는지 한 1년 못나가고 있습니다.
공부도 한만큼 한 사람인데도 이런것에도 의존하게 되더군요.

아~~ 언제나 절로 한숨이 나오네요.
예쁜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그나마 명절에 힘들고 시댁에서 지쳤다고 해도 아이얼굴보면서 시름도 달랠 수 있죠?

정말 부럽네요.
답답한 심정을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저보다 다들 행복한 푸념을 하는 듯 보이네요.

너무 부러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