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여러분들. 리플 달아주심에 안보이는 여러분이지만 고마운 마음이 많이 생깁니다.
어제. 시어머님을 ??습니다. 시이모님이 관절 수술을 받으셔서 지금 서울 한 병원에 입원해 계시거든요.
휴~저녁 같이 먹으면서 제가 얘기했습니다.
제 남친이 자기 어머니에 대해 말하는 무수한 말들. 우리 엄만 다른 시엄마랑은 정말 다르고, 다를 거라는 말. 제 눈으로 제 귀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별로 잘하는 거라는 생각은 아닌줄 알면서, 이게 내 마지막 배수진이라 생각하고 어머님를 만났습니다.
결국엔 누워 침뱉기에 본전도 못찾을 거라는 것 뻔이 알면서두요.
제가 하도 어머님 말씀하시는 거 듣고 있자니 분해서 기억에 남는 것만 몇 자 적어봅니다.
1. 결혼은 절대 10월 이후로 늦추면 안되고, 아이도 1~2년안에 낳아야한다. 겉으로는 제 노산을 걱정하시던데, 저 육아지 관련일해서 조금 알지만, 32,33살에 아이 낳아도 멀쩡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피임할까봐 걱정하시는 시어머님 말에 기가 차더군요. 조선 시대도 아니고...
2. 걔(남친)가 너한테 어머니 병 운운하면서 부담준 건 그냥 재미로 그런거다. 걔가 장난을 좋아해서 엄마가 혼자 티비 보고 있으면 와서 툭 끄고 가고 그런다. 니가 짱알짱알거리는 거..보면 재미있으니까..남자는 여자가 찡찡거리는 거 보는 거 재미있어한다. 초등학교 남자애들도 아니고, 이런 중대사를 자기 티비보는거 남친이 툭 끄고 가는 장난에 비교하시는 어머니..정말 기가 찹니다. 그리고 저 정신상태가 해이해질까봐 그랬답니다.
제가 어머니 아프면 간병인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간병인한테만 맡기고 제가 해이하게 행동할까봐 그랬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할 경우라면 어머니 아프시다고 무조건 시골내려가서 똥기저귀만 못빤다고 얘기했을때가 있거든요. 남친에게...
간병인을 쓸수도 있지..이렇게 얘기했더니 남친이 생난리를 친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 자기 아들 얼마나 기특해 하시던지.
머가 해이해지는 겁니까? 이러더군요. 걔가 그렇게 말한건 적은 돈을 벌어도 그렇게 고생해서 키운 거 엄마의 마음을 아니까 적게 벌어도 둘이 엄마를 잘 극진히 돌보자...이런 각오로 말한 거라구요.
푸헐...
결론은..그러니 니가 걔를 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라.
3. 걔를 니가 넓게 이해해주고 감싸줘라.
걔는 다섯살까지 저분질(젓가락질)도 못했다. 아빠가 밥떠주면 할머니가 옆에서 반찬올리고, 할머니가 밥뜨면 아빠가 옆에서 반찬 올려주고...귀한 애다. 귀엽게 자라서 조금 잘 모를수도 있다.(절대 자기 아들 이기적이란 단어는 안쓰고 잘~모를수도 있다..이렇게 표현하더군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저도 무남독녀 외동딸입니다. 저희 어머니 지금 돌아가셨지만 제 남동생도 과거에 있었지만(지금은 없는) 사과 하나도 제 동생 썩은 거 주고 전 똘똘한 것만 골라 먹이셨습니다. 아들은 아무거나 먹어도 딸은 이쁜 거 먹어야 이쁘게 큰다고.
이 말씀 하시는데 속으로 정말 딱. 마음이 서더군요...귀엽게 계속 키우세요...어머니. 품속에다 끼우시고요. 전 오빠의 엄마가 아니라 부인이에요. 부인!!!!
4. 니 아버지가 그렇게 능력이 없니? 그것도 왜 못해준데???!!!
저희 결혼하면 원룸 얻는거. 저 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바리바리 싸가면서 하지 못할 결혼. 오빠도 원룸구하는거. 그거 일주일에 5~6일 저 혼자 묵을 집입니다. 그래서 대출을 얻어도 오빠가 도와주면 좋고, 능력이 못미치면 저혼자 대출받을 생각(결국 결혼하면 같이 갚으니까 남친의 부담도 있지만..어쨌든)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랑 저 사이가 요원합니다. 하지만..우리 아버지 대놓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런말이 목구멍에서 나올뻔 했습니다. 당신 아들이 사랑한 여자가 살 집이고, 당신 아들이 머물 곳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그 집 구하는거 남의 일인양.
제가 그랬어요. 어머니! 저 원룸 얻어야 하는데 돈이 충분하지 않아요. 대출받거나 전세 얻으려면 결혼을 늦추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시더군요. 그럼 결혼은 절대 못늦춘다. 니가 지금 나이가 28살이나 됐는데 너..꽤 늦은 거다. 다른 사람은 벌써 손주끼고 다니고 애가 유치원에 다닌다. 정말 시골분이라 어쩔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적령기가 얼마나 늦춰졌는지 알고 있지도 않더군요.
대출 받는 건 너 1000만원만 얻으면 되지? 그럼 니네들이 대출받아라..
푸헐. 남자 쪽에서 집을 해줘도 시원찮을 마당에...어머니! 잘못생각하시는군요!!! 이말이 목구멍에서 치미는 거 간신히 참았습니다.
5. 걔랑 내가 널 얼마나 불쌍하고 가엾게 여기는데...
그래요. 이말은 순순하게 받아들이도록 합시다. 하지만 화가 나는군요. 제가 공짜로 시집간답니까. 남친도 제 패물 별로 못해줍니다. 무리하게 머해내라 이런 말 안합니다. 둘이서 가진 돈 10월까지 계속 차곡차곡 모아서 있는 만큼만 하기로 했습니다. 자기 아들 돈으로 예식장이면 패물 다 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당당히 밝혔어요. 어머니! 저 10월이면 오빠랑 저랑 둘이 비슷하게 돈 내서 결혼할 수 있어요. 저도 어느정도 돈이 모이건든요.
머가 불쌍합니까? 제가 거지입니까???!!!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6. 걔가 원래 그리 착하다.
걔가 여자가 없어서 여잘 못사귄거 아니다. 쫓아다니는 애도 있었는데 처음에 걔는 여자한테 물어본다. 우리 엄마 잘 모실 수 있냐고, 그래서 그 여자가 아니라 하면 단칼에 짤라 버린다(이렇게 표현하십니다). 난 걔가 데리고 오는 여자 반대 안한다. 누구를 데려오던지.
물론 이 말 어떻게 생각하면 어머니가 그만큼 여친과 당신 아들을 존중해준다는 말씀인것도 같지만 저한테는 이미 마음 상한 뒤라 곱게 들리지 않더군요. 나역시 저의 아무 개성 그런 거 생각않고 남친이 결혼하겠다 하니까 인정한거다 그렇게 밖에 들리지 않았어요.
7. 어머니의 결론: 우리 걔(남친)가 남자니까 남자는 여자보다 나이가 많아도 좀 어리니까 니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라. 장난으로 그런거다. 니가 짱알거리는 거 보면서 웃겨서 그런거다..결혼은 절대 미루면 안된다. 난 빨리 손주 보고 싶다...(그럼 차라리 씨받이와 파출부를 얻으세요..어머니.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씨받이는 자기가 그렇게 원하는 손주고, 파출부는 자기 아들 밥해주고 빨래해주면 되니까.)
8. 제 결론: 어제 남친과 집에 들어와서 통화했습니다.
빼지도 추가하지도 않고 사실 그대로 얘기했습니다. 남친의 첫마디는 그래. 너 기분 상했겠다...왠일로 엄마 편들지않고 순순히 미안하다는 느낌을 전하더군요...
저 어제 술마셨습니다. 남친에게 잠깐 1시간만 시간달라 하고 마셨습니다. 약간의 술은 진정효과가 있으니까요.
남친에게 전화오더군요. 받았습니다.
남친과 저 처음엔 조곤조곤 말했습니다.
저 당당히 밝혔습니다. 어머니 모시는 거 내 의무아니고, 내가 어머니 모시면 오빠는 나한테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그게 당연하다.
처음에 인정하던 남친. 화를 내더군요. "너랑은 안되겠다. 노인네가 한 말 가지고 멀 그렇게 따지고 드냐. 너랑 노인네랑 사고 방식이 똑같냐. 다른데. 그 나이든 양반이 하는 말을 가지고 따지고 드냐."
저희 시어머니 되실 분 정신 말짱하십니다. 그게 그분 가치관입니다. 망령드셔서 한 망발 아닙니다. 근데...제 남친 이렇게 자기 엄마 싸고 도는 데 저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눈물도 안났습니다.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지랄하냐면서 저로 말도 험하게 하고 소리도 질렀습니다. 지기 싫었습니다. 전화하다가 막 끊어버렸습니다. 제가요.
남친이 음성을 남겼더군요. 여기까진 것 같다고, 너와 나는.
서로에게 맞는 상대를 찾아가자는 결론이더군요. 자기는 엄마에게 효도하면 살고픈게지요.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살아야지요.
아직은 이별이 힘드고, 또 제 주위에 부모님이 가까이 없으니 흔들리지만 그래도 제 마음 추스려야할 것 같습니다. 힘을 내야지요.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