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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이라는게 참... 우울해요


BY 속상해 2002-03-04

결혼한지 만 2년이 조금 못되었고 딸아이가 만 8개월이 넘었어요.
알고 지내다 연애를 1년 정도 하고 결혼했는데, 남편은... 참 착한사람이예요. 지금도 그건 알고 있어요.
헌데, 지금은...바람잘 날이 없어요.
제 성격이 이기적이고 절대 착하지 않다는점 저도 잘 알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또, 나만 잘못하고 있는건지
너무 심란해요.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하는것만으로도 우울하고요.

결혼전 한번 집문제로 삐걱댄 적이 있었답니다.
집을 알아보던 중 갑자기 집을 산다는 거예요. 물론 시댁에 그만한 돈이 있는게 아니라 집값 8750중 4200을 융자로요. 남편이름으로 융자를 얻겠다더군요. 전 집값의 반을 융자 얻어 이자내면서 살고 싶지도 않고, 또 말이 4000이지 갚기가 너무 힘들단 생각에 전세로 얻자고 얘길했죠. 또 그마나 1000만원은 시집안간 시누이가 보탰답니다. 고맙긴 하지만 빚이죠.
그런데, 3000은 틀림없이 부모님이 갚아주신답니다. 싼 이자로 대출받기 위해 명의만 자기 이름으로 하는거라구요. 우리 부모님에게도 3000은 부모님이 갚으주실 금액이니 걱정 마시라 확답을 줬구요.
전 그래도 싫다 했죠. 부담스럽다고.
이 남자 길길이 뛰더군요. 자기 부모님이 집 사주고 싶어하시는데 제가 난리라구요. 갚아 준다는데 왜 그러냐구요.
... 그렇게 싸우면서 연애할 동안 보지못했던 많은 행동들이 있었고 그래도 결국 결혼하게되었어요.

전 결혼과 동시에 좀 쉬고 싶어 직장도 관둔 상태였고, 시부모님이 은근히 아이를 독촉하시기도 하고 또 집이 있으니 당장 경제적으로 큰 부담은 없겠다 싶어 서둘러 임신을 했죠.

앞 얘기가 길어졌네요.
결국 돈 못갚아 주시겠답니다. 돈이 없답니다. 돈 생기면 갚아준다고 했지 언제 꼭 갚아주겠다고 했냐고 하십니다.
그래도 결혼식때 부조금 들어온게 많아 어머님이 아버님 심심한데 주식하시라고 몇천 드렸고 결국 그 돈 날리셨단 얘기도 어렴풋이 들었죠. 아직도 주식 하시구요.
솔직히 섭섭했어요. 4000 융자금 중 조금이라도 갚아주실수도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 안할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집 사달라고 했나요? 전 집 사주실거란 생각 추호도 한적 없어요. 당연히 전세 얻어주시겠지 생각했죠. 그런데, 왜 빚 얹어 집 얻어주시고 이제와서 못갚아 주신다는건지. 그 정도 계산이나 여윳돈 없이 왜 장담하셔서 추진하신건지..
남편에게도 더더욱 화가 났죠. 제 입장은 전달도 안했더군요.
다만!! 그 효자성격에. 부모님이 집 사주시겠다고 하는데 싫다고 하기 죄송해서.. 그렇게 된거죠.
더군다나 시댁쪽 친척분들은 집얻어 주는 시부모 만나 좋겠다. 화려하게 출발해서 부럽다. 집 있으니 무슨 걱정이 있냐.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그런 말 들을때마다 너무 속상하죠.
우리 친정쪽 친척들도 다들 시집 잘갔다고들 하는데, 제 속은 아무도 모르겠죠. 부모님만 속상해하시구요.
시댁에서 집 사준다고 부담스러워서 저희 부모님이 차 사주셨는데 정말 치사하지만 전 그런것까지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지금 전 직장생활 할 형편도 아니고 남편 혼자 벌어 이자만 월 30만원 가까이 내고 있죠. 조금씩 적금을 하긴 하는데.. 휴.. 4200이 쉽진 않을것 같네요. 융자금 갚고 전세로 가려해도 늘어난 세간에 아이에.. 갑갑하기만 해요

제가 착하다면.. 다 덮고 넘어갈 수도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로 갈등이 시작되고..
아이 낳고 저도 너무 우울한데 남편도 변해가더군요.
착하고 여린 사람이예요. 그런데 싸우면.. 막말이 나오는가 싶더니
물건 발로 차고 던지고 합니다. 이젠 서로 욕도 하구요.
이혼 얘기 밥먹듯 하구요.
화 풀리면 싸울때 그런 소리도 못하냐고 합니다.

아이 낳고 나서는,
아이 보고 싶다고 매일 들르시는 시부모님 땜에 힘들었구요.
전 하루종일 애보느라 밥도 못먹고 남편 오기만 기다려, 밥도 먹고
조금 쉬려하는데 꼭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오시는겁니다. 9-10시에요.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가시더군요.
집 치워놔야죠, 옷이라도 차려 입고 있어야죠. 정말 부담스러웠죠.

그리고 아이가 외출이 가능해지면서는 주말마다 시댁가는 부담이 또 있구요. 그런데, 가는건 좋아요. 하지만, 일요일에 좀 늦잠도 자고
또 아이 씻겨 먹여 낮잠도 재워 하다보면 좀 늦어질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오후에 가서 대신 밤 10시 넘어 늦게 왔어요.
시부모님도 그러려니 하셨구요.
그런데, 남편은 항상 부모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하면서 일찍 가자는 겁니다.
시댁 가는날은 조심하지 않으면 꼭 트집을 잡죠. 제가 시댁가기 싫어 짜증을 낸다구요. 한번은 임신막달에 시댁 가기전 공원 한바퀴 돌고 가자 한적이 있어요. 남편이 바빠 매일 늦을때였거든요.
그러다 좀 말다툼이 있었는데 글쎄 제가 시댁에 조금이라도 늦게 가고 싶어 그런다는 겁니다. 기가 막히더라구요.
그리고 남편은 시댁일에 관련되 싸우게 되면 정말 눈빛이 달라지면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것처럼 보일 정도로 화를 냅니다.
그것땜에 정말 수십번도 넘게 싸웠는데, 저번 주말에도 또 그일로 싸웠고 전 정말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이혼까지 결심했어요.
위에 쓴것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요.
시부모님까지 다 아실 정도로 크게 되었구요.

한술 더떠 시어머님은 남편이 용돈 준다고 했는데 왜 안주냔 식의 말씀까지 하시더라구요 (시아버지가 연금 받아 부족함 없이 생활하십니다. 빠듯한 생활이 뻔하니 남편이 용돈 드리자 얘긴 하지 않았구요. 전 다 얘기가 된줄 알았죠. 대신 생신이나 명절, 어버이날등에 정말 과하게 쓰거든요. 죄송한 마음에) 그것도, 제가 용돈 드리는거에 흔쾌히 승낙(?)을 했다고 남편이 중간에 거짓말 까지 했더라구요.

하여튼, 시댁일이라면 남편은 말 그대로 전전긍긍.. 너무 과민합니다. 무슨 죄진 사람처럼 말이죠.
한번은 신혼초에 시댁에 갔는데, 남편이 어머니한테 머리를 긁어달라고 하니까 어머니가 냉큼 무릎에 남편을 눕혀 머리를 긁어주더군요.
너무 기가막혔죠. 아버님이 며느리 앞에서 모하는거냐고 하니 왜 아들 머리도 못 긁어주냐고, 모가 어떠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남편에게 화를 내며 이유를 물어보니 그렇게 하면 어머니가 기뻐하실까봐 그랬다는 거예요. 결혼후 거리감이 느껴져서요.
제가 싫어할수 있다는것조차 모르더군요. 지금은 그러진 않지만요.
그 아들이나, 그렇다고 무릎에 눕히는 어머니나 제가 살아온 환경에서 봤을땐 충격이었죠.

또 남편 데리러도 많이 다니시구요.
아들 피곤할까봐, 힘들다구. 또 아들 얼굴 본다구.. 일부러 회사까지 가서 집에 데려다주시는겁니다.
남편 일찍 퇴근할날이면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더군요. 언제 퇴근하냐구, 데리러 간다구.
그러면 남편은 일찍 퇴근한게 죄송한지, 외근나왔다 집에 가는 중이다 꼭 이렇게 둘러댑니다. 그럼 어디냐고 거기로 데리러 간다 하시죠.
그런데, 한번은 저랑 밖에서 밥먹기로 약속하고선 남편이 부모님 차를 타고 와서 싸운적이 있었죠.
남편왈, 부모님이 데리러 오신다는데 어떻게 오시지 말라고 하?l니다.
저랑 외식하기로 약속이 있으니 오시지 말라 이말 하기가 어렵습니까?

남편은 제가 이상하다네요. 그런가요..?
하여튼, 크고 작은 일로.. 싸움의 반 이상은 시댁 문제였죠.

그런데 정말... 이번엔 분이 풀리지가 않아요.
한번 마음에 맺히게 되니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너무 괴로워요.
왜 이렇게 싸우고 사나, 내가 정말 너무나 모나고 부족한 인간일까 그런 생각으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불쌍해요. 착하기만 할뿐 너무 소심해서 싸우면 먼저 말도 안 건넵니다. 제가 거절할게 뻔하다구요.


사실 어제 제 생일이었는데, 제가 일부러 친구도 만나지 않고 친정집에서 오라는데 가지도 않았어요.
남편은 안절부절하더니.. 어제 일어나니 미역국을 끓였더라구요.
요리라고는 해본적 없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제가 끝내 먹지 않았습니다.

그냥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고 분합니다.
제 이런 얘길 친구나 아는 언니에게 하면, 누군 화내는게 당연하다 하고 또 누군 어쩌겠냐고 니가 풀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다들 그냥 이렇게 사나요. 제가 유별나게 구는건가요.
너무.. 힘드네요.
점점 남편에게 정떨어지는것 같아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