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13

그냥, 얘기 좀 들어주세요


BY 그냥.. 2002-03-08


결혼한지 1년 3개월됐구요. 한달있음 예쁜 애기도 낳을거예요.

저녁에 시부모님, 둘째 도련님오셔서 저녁드시고 가셨어요.
주무시고 가시라고 칫솔이랑, 입고 주무실 옷이랑 다 챙겨놨는데,
막내도련님 혼자 낼 출근하셔야 된다고, 집에 밥도 안해놓으셨다고,
그냥 가셨어요. 서운하게시리...


근데, 그냥 답답하고 잠이 안오네요.
남편이 장남이거든요. 근데 남편 직장땜에 결혼할때 따로 집을 얻었어요.
시댁이랑 차로 한시간 반정도 거리...

남편이 토요일 격주근무라 2주에 한번씩 시댁에 갔었는데,
3월이라 남편 일이 많이 바빠져서 구정이후에 못갔었거든요.
그래서 오랫만에 오신거예요.
근데 오실때 오이무침이랑 무채랑 삼겹살에 상추, 제가 좋아하는 잡채까지 가져오셨더라구요.
저두 시장가서 잔뜩 사다놨었는데...
저희 어머님 되게 좋으시죠??


첨에 저 결혼할때,
전 시댁에 들어가 살겠다고 했었어요.
저도 직장생활하는데 혼자 살림하고 남편 밥차려주고 할 자신도 없고,
어차피 장남이까 모셔야 된다고 해서요.
근데 남편 출퇴근하는게 넘 힘들어서 따로 전세 얻은거거든요.
그냥 '2년쯤 후에 합치자' 하면서요

근데 곧 시댁에 전세계약을 새로 해야되나봐요.
그래서 살림 합치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
.
.
.
.
.
근데 어떻하죠?
저, 이제는 자신이 없어요.
차라리 첨부터 시댁 들어가서 살았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이젠 저도 제 살림하는 방식이 생겼는데
어머님 생활하시는거랑 많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제 컨디션에 상관없이 집안일 해야하고,
제 기분에 상관없이 웃어야하고,,,,

저랑 남편은 닭살커플이에요.
남편도 너무 잘해주고, 저두 남편이 너무 좋구요.
그래서 주위사람들한테 결혼하면 좋다는말 너무너무 많이했어요.

근데 "내가 왜 결혼을 했을까?"
이렇게 몇번 후회했던 때가 바로 시댁에 갔을때예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당연히 젊은 며느리가 집안일해야죠.
친척분들 오셔서 혼자 부엌에서 일할때도
명절이야 일년에 두번인데,
환갑이야 평생에 한번인데,
이렇게 생각하는데도,,
시댁에서 집으로 올때면
차안에서 꼭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명절이면 친정에도 가고싶고,,

아무리 부모님들께서 잘해주신다고 해도
며느리는 며느리잖아요.
몸이 많이 아파도,
임신해서 배가 불러도,,,

아는분이 그러시더라구요.
"내가 이집에 일해줄려고 결혼했나"하면서
3년을 울었더니 적응이 되더라구요..





그냥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 많이 힘들고 불편하고 그럴꺼 같아요.
남편이랑 지금처럼 재밌게 살지도 못할것같고,
제생활도 없어져버릴것같은,,,

저, 한숨나겠죠?
남편한테 말하면 넘 속상해 할꺼 같아요.
그렇다고 남편이 부모님께 합치지 말고 그냥 지내자고 말할수도 없을테고,,,
어쩌죠??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자야하는데,,,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