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남편은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얼굴도 못생겼고 게다가 나이도 들어보이는 왠지 보기에도 가난해 보이는 얼굴이랍니다.
키도 작고 빼빼 마른데다 배만 뽈록.....
홀 시어머니에 장남이고, 울 시엄니 돈도 없고 땅도 없고 그래도 모실사람은 형제중 우리 뿐이라서 조만간 살림을 합쳐야 합니다.
근데 저는 그런 시쳇말로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과 연애해서 결혼했답니다. 왜??????? 무진장 착해 보였으니까.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아버지와 사는 엄마가 너무 불쌍해 보여
저는 다른거 다 생각않고 마음이 따뜻하고 착해보이는 남자를 골랐거든요. 전 착한남자만 고르면 사랑받으며 살수 있는건줄 알았어요.
연애할때 그사람 참 착했어요. 제가 구박을 해도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토라져도 그저 다 받아주더군요. 정말 착했지요.
누구나 그렇듯 전 그때 착각을 했어요. 결혼해도 지금처럼 한결같겠지.... 하고
그게 대부분의 여자들이 알면서도 겪는 대단한 실패담인거 다들 아시죠? 그래요. 그사람도 역시나 그 법칙을 깨지않고(?) 결혼하니까 달라 지더군요.
자상한 면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착한면도,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씨도 제가 처녀적에 철모르고 꾼 꿈이었음을 결혼하고 3년쯤 지나니까 확실히 깨달게 되더군요.
제가 가졌던 꿈이 날아가며 생긴 빈 자리엔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가져야할 책임과 의무가 버겁도록 꽈악 들어차 버리더라구요.
아마 제 글을 읽으면서 '맞아 나도 그랬었지'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 같네요. 인생이란게 그런건가 봐요.
처음엔 이렇게 되어버린 제 상황이 서글퍼 많이 당황스럽고 방황도 되고 그랬는데 그럭저럭 적응을 해나가며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남들도 다 그럴거야....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별로 멋스럽지 않은 남편이지만 멋있다고 칭찬해주고, 별로 안보고 싶어도 퇴근할 시간되면 엄청 보고싶었던것 처럼 반갑게 맞아주고, 애교도 부려보고, 그사람 없인 못살거처럼 성의껏 잘해주려고 노력하며 지내지요. 그러면 남편도 좋아하니까....
근데 문제는요 가끔한번씩 대책없이 우울해 진다는 거예요. 평상시엔 그런대로 잘 견디며 지내는데 지금처럼 봄이나 가을이면 아주 괴로와요. 못 마시는 술도 생각나고, 혼자서 어디 구석진 곳에 가서 엉엉 소리내며 울고 싶어 지거든요. 급기야는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게 되더라구요. 근데 남자들 여자 잔소리도 듣기싫어하는데 하물며 투정부리는걸 좋아할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당연히 싫어하지요. 싫어하는거 뻔히 알면서 이럴수록 우리 부부 사이만 안 좋아진다는거 뻔히 알면서도 자꾸만 싫은 내색을 하게 되네요.
쓸쓸하고 서글프다는 생각밖에 안 나네요.
제가 우울하니 당연히 표시가 나고 그러면 남편도 저를 슬슬 피한답니다. 저를 위해서 그러는 건지 아님 본인이 불편해서 그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말도 안하고 자꾸만 겉돌며 피하는데 그러는 남편을 보면 더 우울해져요. 내게 저렇게 애정이 없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거라는 생각에 슬픔이 더 커지거든요.
참 철없는 얘기죠? 먹고 살기도 힘든세상에 무슨 애정타령인가 싶으실 거에요. 바람을 피운것도 아니고 도박을 하는것도 아닌데 까짓 무관심하고 무뚝뚝한게 뭐 그리 문제될거 있냐고......
저도 잘 아는 사실인데 그래도 왠지 지금은 속상하네요.
누군가 편안한 사람과 마주않아 술이나 한잔 했음 좋겠네요.
기나긴 넋두리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