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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참한 내 생활이.......


BY 눈물이란치사해 2002-03-11

창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봄이 왔나 부다

움츠렸던 버들강아지 눈들도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 영산홍 무리도

어느새 연두색 옷을 입느라 분주하다

이럴땐 어디든 나가야 하는데......

지갑을 열었다 오천원짜리 한장 천원짜리 두장.....

어느새부터인가 내 지갑엔 배추잎이 들어와 주질 않는다

남편은 실직상태......

무진장 살려고 하는 남편.....하지만 늘어만 가는 빚에다가

퇴직금은 고사하고 월급도 못받고 회사는 부도가 났다

바깥 나들이를 하자고 보채는 딸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탔다

무심코 내린곳이 백화점앞.....

아이는 그 안으로 손을 끌고 난 정말 초라한 몰골로 번쩍이는 그 곳으

로 들어갔다

어디에도 내 눈길 줄곳도 내가 어울리는 자리는 없다

텅빈 내 지갑과 다 헤져서 누더기 같은 내 옷들.....

황급히 엘리베이터옆 의자에 몸을 숨기듯 앉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핀 사달라 머리띠 사달라.....졸라대고

난 정말 비참 또 비참이다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다니며 고급스러운 물건들을 고르고

난 체념한듯 그들을 넋나간듯 멀그니 보고있었다

하루하루 생활비가 없어서 오늘도 김치에 밥비벼 주고 아이들보고 먹

으라 하니 큰아이는 눈치가 빨라 억지로 한그릇 먹는데 딸아이는

안먹고 보챈다

콩나물 천원이 겁이나고 버스비 아까와서 외출도 못했다

백화점 한귀퉁이에서 엘리베이터에 비친 내모습을 보니 어느새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퍼머는 다 풀려서 질끈 동여맨 머리 화장기없는 부스스한 얼굴, 크다

못해 움푹패인 눈,

어느새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엄마지만 아무것도 사 주지 못하는 내가 싫어 아이를 잡고 허겁지겁

도망치듯 그곳을 나왔다

그랬더니 또 딸아이는 놀이방이 있는 맥도널드로 나를 끌고 갔다

햄버거에 눈길을 주면서 2층으로 올라가더니 마냥 놀기만 하는 아이,

한참을 놀더니 재미없다며 내게로 다가왔다.

"엄마 어린이 세트 사줘" 이쁜 인형이 맘에 들었는지 자꾸만 아이는

칭얼거리고 할 수 없이 아이손을 끌고 밖으로 나와서 집에 오는 버스

에 올랐다.

울먹이며 창밖만 응시하는 아이......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이 엄마의 지금 뼈가 녹는 심정을 아이는

이해할까

어느새 아이는 버스 차창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입에 풀칠도 못하고 사는 내 이생활은 언제나 청산될까

외식이란걸 나도 해보며 살날이 있을까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싶어 절로 눈물이 흐른다

할머니.....보고싶어......나 너무 힘들어......

내가 이고생을 하는걸 알면 얼마나 아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