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몽롱한 정신과 후들거리는 팔다리를 부여안고 남편을 만나러 갔습니다.
남편의 차를 타고 가정법원까지 가는데 머리속이 하얀것이 아무생각도 나질 않았습니다.
몸이 점점 더 쑤셔 오더군요...
중간에 차를 세우고 약국에 들러 몸살약을 사서 먹었습니다.
우린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서류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땐 웬지 눈물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세시반까지 107호실 앞에서 기다리세요"
그 시간이 엄청 빨리 왔습니다.
107호실 앞으로 가보았습니다.
30여명 남짓한 남녀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들 있었습니다.
남편은 이쪽에 아내는 저쪽에 앉은 사람, 더러는 붙어 앉아서 도란도란 담담하게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나도 남편옆에 바짝 붙어 앉았습니다.
웬지 겁나고 불안하여 바짝 붙어 있어야만 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원 서기인지 뭔지 ...남자가 와서 호명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좌중을 둘러보니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이 휴지를 꺼내서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우리 순서는 거의 끝쯤이었습니다.
드디어 판사앞에 마주 앉았습니다.
" 우선 두 사람 주민등록번호부터 확인하겠습니다"
" 말해보세요"
" 6xxxx-209xxxx" 울먹이는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 두분 틀림없이 이혼하실 겁니까"
큰소리로 " 예" 이렇게 대답하는 남편이 순간적으로 죽이고 싶어졌습니다.
아직도 내 마음에 애정이 남아있었던겁니다.
20년간의 인연이 막을 내리는날.....
밖으로 나와보니 봄햇살이 너무나도 눈부셨습니다.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걸었습니다.
남편은 꼿꼿이 걸었습니다.
남편이 전철역까지 바래다주었습니다.
집에까지 어떻게 왔는지,,,,악으로 버티며 왔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나뒹굴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습니다.
툭하면 이혼하자 , 니갈길 찾아가라 그래서 홧김에 도장찍었습니다.
도장찍고 나면 후련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도 안지나서 남편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