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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첫친구...정말 고민...


BY 이쁘니 2002-03-15

저는 아들하나를 두었어요.
둘째를 못 갖기 때문에 정말 좋은 아이로 잘 키워내려고 더 노력하였답니다.
동네에 별로 또래도 없어서 취학전 다니던 학원만 다녀오면 늘 혼자 놀았죠.
아무리 부모가 잘 키운다해도 밖에서 친구 잘못 만나면
안 좋은 버릇 다 배워가지고 오는 게 아이들이기도 하지요?
아무리 부모가 신경을 못써도 좋은 친구 만나면 얻는 것도 많을 테고..
그래서 저는 형제도 없이 크고 있는 아이의 친구관계를 무척 걱정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혼자라도 성격 밝고 아주 명랑한 아이예요.
그런데도 친구만 보면 난리가 나죠. 같이 놀고 싶어서...
형제가 없어서 엄마로서 늘 미안하죠...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 친구를 하나 사귀었더군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취학전 학원에 같이 다니던 아이가 같은 반이 되었더군요.
아마도 새로운 아이보다는 친해지기가 쉬웠겠지요.
집에 데리고 온지 3일째...
(그것도 그 아이가 니네집 가자 해서 온거랍니다)
친구애가 너무나 우리애와 달라서 많이 당황스러워요.
먹는 것에 너무 경쟁을 하듯 달려들고 심지어 똑같이 뿌려준 소스를
우리 아이것을 스푼으로 긁어다가 자기 그릇에 담고,
쥬스를 주면 홀랑 마시고 우리 아이 것을 가져다 먹구요.
그럼 더 달라고 하지 그러니 하면 대꾸도 없습니다....
게임도 자기가 먼저 하려고만 하고 말투도 좀 거칠어요.
욕을 하면서 게임을 하네요...우리 아이 순간순간 그 아이 욕할때마다 저를 쳐다봅니다.
냉장고를 열어보고 제게 묻지도 않고 치즈를 꺼내 먹고
변기에 용변을 보고는 물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기본 예의는 다들 갖추고 있을텐데...
저는 그때그때 상냥한 어조로 주의를 주긴 하는데 정말 첫날 보다 점점 더하네요.
아이가 창피함도 없고 남을 전혀 배려할줄 모릅니다.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기도 해요.
그것보다 더 놀란 것은 거실에서 가만히 듣자하니 이아이가 우리아이에게 이러는 것입니다.
"야..니네 엄마한테 돈 달라그래. 우리 문방구 가서 뽑기하자."
저는 너무 놀랐어요....우리 애는 그 아이에 비해 너무나 순진했다는 걸 알았답니다.
경솔한 저..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그아이에게 너 그러면 안된다,
뽑기하고 싶다고 그냥 말을 하면 되지, 왜 돈을 달라고 하라고 시키냐 했습니다.
그아이 거짓으로 말대꾸를 하네요.
"저 안그랬어요오~~~~~" 아주 미운 어투 있잖아요....
그 말투에 그만 저 인내심을 잃고 화를 내고 말았네요.....

고민이 되서 두 아이가 함께 다녔던 그 학원 원장님께 전화를 했어요.
그 아이에 대한 얘기를 쭉 했죠.
원장님도..그 아이때문에 고민이 좀 있었다네요.
말도 안 듣고 거칠고 버릇이 없었대요...거짓말은 보통이구요....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데 어두워져서야 엄마가 온대요.
집에 돌봐줄 어른도 없이 두살 위인 누나와 학원이 끝나면 하루종일 아이들끼리 있었대요.
학교 입학후는 태권도 학원에서 점심도 해결하고 숙제도 하고 8시나 되야 집에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태권도 학원에도 안가고 그동안 저희 집엘 놀러왔던 거예요.
듣고보니 딱하기도 하고 안쓰러웠지만 우리아이가 걱정이 되네요.
이기적인 엄마라고 욕하실지는 모르지만 저도 무척 힘들게 키웠거든요.
남의 아이 엄마 손 못 타고 자라서 딱한 것은 분명히 느낍니다만,
첫친구를 사귀는데 이미 말을 해도 고쳐지지않는 여러가지 버릇이 몸에 벤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는 일이라서요.
정말 이런 말하면서도 부끄럽지만..엄마들이시라면 제 맘 이해해 주실겁니다.
친구에 목마른 우리 아이가 아직 좋고 나쁨을 구별하기엔 너무 어린것 같아서요.
대놓고 그런 아이랑 놀지말고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랑 놀으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엄마로서 부끄럽구요.....어떻게 해야하죠.
아이가 사회성이 완성이 될 시기이고 첫 단추를 잘 끼워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라
참.....고민이 됩니다.

물론 옛 말에 그런 말이 있죠. 누가 그런지는 생각이 안나지만...
친구는 곧 스승이다.
좋은 친구의 언행은 그것을 본받게 하고 나쁜 친구의 언행은 그것을 삼가하게 한다.
뭐 이런 비슷한 거요.

그래서 어떤 친구든 아이가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그것을 구별할 줄 알기엔 아이가 너무 어려서 이렇게 고민을 여쭙니다.
아이들 키워내신 선배님들....친구관계 어떻게 하셨는지요.
좋은 말씀 부탁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