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약 10여년전 교제하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비명횡사를 리얼하게 본
것이다. 헬기는 처참하게 찢겨지고 사체도 미처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
나는 모처럼 옆에 앉아 있는 남편을 의식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엉엉 울었다.
영문도 모르는 남편이 당황해서 왜 우느냐고 물었다.
얼른 생각나는 핑계가 없어서 텔레비전에 나온 슬픈 이야기가 생각나서 운다고 하였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 그 애에 대하여 거의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되니 기가 막히고 가슴이 너무 아린다.
하나님은 왜 선한 사람을 빨리 데려가시는지 모르겠다.
결혼해서 남자의 속성을 알고 나니 그애가 정말 보기 드문 신사이고
선량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미팅에서 만나서 몇년을 사귀었지만 그애는 내 손을 꼭 잡고 걷는 일 이외는 더이상의 육체적 접근을 자제하였다.
그리고 우린 편지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기도 하였다.
19살에 지방에서 서울의 대학에 유학온 나는 그애 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덜었고 그애 생각에 잠못이루는 많은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그애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여 60kg이던 내 몸무게를 48로 만들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생각하니 이것도 그가 준 큰 선물이다.)
말하자면 그애는 나의 첫사랑인 셈이다. 대학 4년동안 내내 그애는 언제 어느곳에나 나의 마음속에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와 이별을 선언한 후로 의외로 나는 쉽게 그애를 잊고
살았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할 줄이야....
그 아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프고 그아이에게 내가 잘못했던 일만 생각나 괴롭고 인생의 허무함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혹시 나이와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이 아닐까! 헛된 기대도 가져본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애에게 너무나 잘해
주고 싶다.
또 그의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진심으로 만나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대학시절 나도 지겨운 고학의 길을 걸으며 살았길래 가난한 그의 환경을 트집잡아 절교를 선언했던 것도 너무나 죄스럽고...
아줌마들! 아가씨들!
남편이나 애인들에게 있을 때 잘해줍시다.
저처럼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씀 부탁드려요.
그럼 남편에게 들킬까봐 이만 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