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1시에 시모의 전화를 받았다
(시모는 아침 일찍이든 밤늦게든 아무때나 전화해서 내 속을 긁어놓는다)
한동안 잠잠하더니만 또 그 얘기를 꺼낸다
아직도 놀고만 있냐,빨리 직장 알아봐라,더 늦으면 갈 데도 없다...
기가 막혔지만 듣고만 있다가 다른 얘기로 얼른 돌려서 조금 얘기하고 옆에 있던 남편을 바꿔주었다
가만히 들어보니 남편에게도 같은 얘기를 한다
얼마전에 바로 이 문제로 심하게 싸웠기 때문에 남편의 표정은 난감해 보인다
나를 의식해서 금방 전화를 끊고싶어 하는데 눈치없는 시모는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길고긴 통화가 끝나고나니 12시가 다 되었다
남편은 미안하니까 괜히 장난을 걸어온다
한마디할까 하다가 꾹 눌러참고 그냥 잤다
시어머니란 사람
정말 뻔뻔하고 양심도 없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우리 시어머니는 절대로 내게 그런말 하면 안된다
그럴 자격 없다!
우리 결혼할때 시댁에서 10원어치도 도와준적 없다
남편도 돈이 없어서 대출받아서 결혼비용으로 썼다(이미 빚이 있는 상태에서 또 대출받았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친정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시모는 보태주기는 커녕 내가 폐백때 받은 절값까지 가로채갔다
하지만
아무리 도움받은건 없어도 잘하려고 노력했다
가난이 죄지 시어머니가 나빠서는 아닐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살았다
무슨일 생길때마다 무리를 해서라도 섭섭지 않을만큼 돈도 보내드렸고
여러가지 신경써서 많이도 해드렸다
다들 며느리 잘얻었다고 칭찬도 하셨다
그러나 시모는 욕심이 과하다
돈까지 벌어와야 정말 잘하는 며느리로 인정해 준다
억울하다
결혼할때 시댁 도움 못받아서 대출받아 쓰고 갚아나가는 것도 그렇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살림살이도 몽땅 친정에서 사준 것도 그렇고...
시모는 다 알고 있다
당신 아들이 처가 도움으로 그나마 이렇게라도 산다는 것을...
그런데도 뭐가 그리도 당당한지...
우리 부부 빨리 기반잡아 잘살란 뜻에서 그런 말 하는거라면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유는 시댁에 있는 많은 빚때문이다
같이 벌어 같이 갚자는 거다
아무리 양심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내게 돈 벌어오란 강요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시모는 정말 뻔뻔한 사람이다
시모가 돈벌이 얘기할때마다 속에선 천불이 나도 감히 항변도 못하고 당하기만 했었는데
이젠 더이상 당하지 않겠다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